3월 7일 한일투자협정 국회비준거부, 한미투자협정, 한칠레자유무역협정 반대 기자회견
사무국
김대중 정부는 한일/한미 투자협정 및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즉각 중단하라!
국회는 한일투자협정 비준을 거부하고,
민주적인 의사수렴 과정을 동반한
전면적인 재검토 작업에 착수하라!
현재 김대중 정부는 미국,일본과의 양자간투자협정(BIT)과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미 한일투자협정은 2001년 12월 22일 양국간 기본합의가 타결되었고, 고위급의 공식서명과 국회 비준 절차만을 남겨놓고 있다. 또한 정부는 최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최대 쟁점인 농산물 개방화에 대해 칠레가 요구하는 수준까지 개방하겠다는 입장을 제안하면서까지,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스크린쿼터제로 논란을 빚어온 한미투자협정도 비록 현재 공식적인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한미․한일 투자협정,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은 IMF 위기 직후인 1998년, 협정 추진이 논의되고 합의되었다. 외환, 금융위기라는 미증유의 사태에 직면한 김대중 정부가 당시 유행했던 ‘대외신인도의 제고’, ‘외자유치 만능론’의 분위기 속에서 추진한 대외경제정책이었다. 하지만, 4년여가 지난 지금, 외국인투자가 ‘속빈 강정’에 불과하다는 것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는 상황이고, 오히려 ‘국민경제의 투기화’를 부추기고, 나아가 ‘국부유출’의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까지, 위의 협정들이 추진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우리는 다음의 지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위 협정들은 노골적으로 국가주권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정부는 더 이상 해외투자자의 진입 여부를 결정할 권한을 갖지 못하며, 국민경제적, 사회적 필요에 따른 정책의 구사도 ‘이행의무부과 금지’ 조항과 ‘포괄적 수용 규정’에 의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기업이 국가를 상대로, 국내법원을 거치지 않고 국제중재기관에 직접적으로 제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줌으로써, 국가 주권이 해외 투자자이 이윤논리에 굴종하게 된다는 것이다.
둘째, 특히 한미,한일투자협정은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수준인 ‘국민경제의 투기화’ 흐름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1995년 이후 2001년 11월까지 외국인의 국내투자 중에서, 직접투자는 약 30% 뿐이며, 나머지는 증권투자이다. 나아가 ‘외국인직접투자(FDI)’라고 불리우는 투자 중에서도, ‘공장을 짓고 신규 고용을 창출하는 투자’는 거의 없다. 국내기업을 헐 값에 사들이는 인수합병(M&A)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외국인투자의 대부분은 ‘고용을 동반한 성장’과는 전혀 관련 없는 금융투기에 불과하다. 한일․한미투자협정은 ‘금융투기보장협정’일 뿐으로 제2의 경제위기를 불러올 불씨를 담고 있는 것이다.
셋째, 위 협정들은 초국적기업의 ‘권리’와 ‘자유’만을 무제한적으로 보호하는 반면, 고용,환경,건강,시민권 등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고려도 없다. 특히 한일투자협정에서는 전례가 없는 ‘협력적 노사관계의 중요성’이란 문구를 전문에 삽입했는데, 이는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제한하겠다는 노골적 의사표현에 다름아니다. 또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은 미국계 곡물메이저에 의해 장악되어 있는 칠레 기업농에 의해, 국내 농업은 완전히 말살되어 버릴 것이다.
우리는 경제주권, 나아가 정치적 주권까지 포기해가면서까지 해외투자자의 권리와 권한을 무제한적으로 보장해주는 투자협정을 체결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고 단언한다. 나아가 노동자민중들의 생존권 뿐만 아니라, 식량주권, 문화주권까지 위협하는 투자협정,자유무역협정의 졸속 추진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특히 3월말 일본 고이즈미 총리의 방한에 맞춰, 한일투자협정이 공식 체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우리는 한일투자협정 국회비준 거부와 한미투자협정, 한칠레자유무역협정 체결의 완전한 중단을 요구하며,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끝까지 투쟁할 것을 선언한다.
2002. 3. 7(목)
투자협정 WTO반대 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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