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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물 사유화와 공무원노조의 대응

세계화와 민중  제30호
서형택(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정책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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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초국적 자본의 경제논리인 신자유주의 팽창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 한때 세계화라는 허울을 쓰고 서서히 침투해 오던 신자유주의 망령은 오늘날 사회 전반에 걸쳐 현실화 되고 있다.

우리는 노무현 정부가 지향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해 물 사유화라는 측면의 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이에 대한 민중적 대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물의 사유화는 몇 가지 전제의 기반 위에서 그에 대한 정의와 대응이 요청될 수 있다.

우선 물은 생명의 원천으로서 국가적 자원이자 전 민중적 자원이다. 흔히 말하는 석유, 식량 등과 함께 인류의 생존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서 심지어는 무기라고까지 이야기된다. 두 번째, 현재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가 산업자원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꾸준한 대체에너지의 개발로 인해 그 비중은 점점 낮아지고 21세기는 실제로 인간의 삶과 생존을 결정하는 물이 중요한 자원으로 등장하고 있다. 세 번째, 물의 공급과 관련한 관리적 측면에서 물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필수적인 공공의 자원으로 사익이 배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대한 사항을 외면하고 노무현 정부는 지난 김대중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정책들을 무비판적으로 답습하고 있다. 1999년부터 환경부에서 추진한 누수방지 및 유수율 향상 계획, 그리고 2001년에는 수도시설 민간위탁을 추진한다고 발표하고 수자원공사를 내세워 진행 중이다.

이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초국적 기업의 이윤 확대 요구 앞에 무릎을 꿇고 정부이기를 포기한 처사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프랑스의 비벤디, 수에즈, 독일의 RWE사 등 3대 거대자본이 150여 개 국가 3억 명에게 물을 공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인천시 송도 만수지구 2개 하수종말처리장 건설과 운영권(20년)을 비벤디와 삼성엔지니어링에 민간 위탁하여 사유화한 바 있다.

물의 사유화와 관련한 정부정책과 문제점은 첫째, 상하수도 서비스 민영화 자체에서 찾을 수 있다. 민영화는 필연적으로 수도요금의 엄청난 인상을 불러온다. 유수율 제고, 낡은 수도관 교체 등 ‘서비스 질의 향상’이라는 명목으로 추진되는 민간 자본의 유입은 결국 전액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며, 더 큰 이윤의 기반으로 작용할 뿐이다. 이는 볼리비아 정부의 예(200% 인상)에서 알 수 있다.

두 번째는 블루골드(가격이 매겨진 물) 생수산업이다. 1980년대에 생수산업이 등장했을 때 만해도 국민의 시각은 어떠했는가? 금수강산에 웬 봉이 김선달이 등장했느냐는 정도였다. 산업화가 본격화되어 환경파괴로 인한 생태계의 영향 등에 심각한 고민이 없을 시절이었지만, 자본의 이익 추구만을 위한 정책을 주도해 왔던 정부의 실정 탓으로 이제는 생수산업이 본격화되어 있다. 이런 실정에 더해 이제는 수돗물마저 초국적기업에 넘겨주고 국민의 생명과 미래를 의탁하려 하고 있다.

세 번째는 댐 건설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미 동강댐 등을 통해 검증된 문제로 이제는 생태계를 중시하고 투자해야 하며 환경파괴보다는 환경보호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네 번째로는 사회간접 자본시설인 수도시설과 너무나 중요한 공공자원인 물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수도시설의 민영화는 물의 사유화로 바로 직결된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물의 사유화는 국가의 주권과 민중의 생존권을 팔아넘기는 짓이다. 국민생명을 담보로 초국적기업 등 거대자본의 이윤을 창출하려는 기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이윤 추구만을 앞세우는 자본에게 수질 저하와 오염에 대한 우려나, 민중의 생존권에 대한 고민은 결코 고려대상이 아닌 것이다.

공무원노조는 지금까지 몇 차례의 물 사유화 저지 투쟁을 전개해 왔다. 물에 대한 자원의 측면에서, 공공재를 사유화하려는 정부는 이미 국민을 위한 정부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물 사유화는 정부의 무능력과 친자본적 본질만을 보여주는 극명한 증거이다.

외국의 물 사유화 저지 투쟁 중 이미 앞서 언급한 볼리비아의 코차밤바와 프랑스의 그르노블에서는 이미 진행되었던 물 사유화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다시금 공공서비스로 전환하였고, 국내에서도 마산시의 칠서정수장에서 비벤디 등이 개입된 민간 위탁을 공무원노조를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 전체의 투쟁으로 저지한 바 있기도 하다.

공무원노조는 정부에 물 사유화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물을 비롯한 공공재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것을 촉구하며, 공무원노조만의 투쟁이 아닌 전 국민적 투쟁으로 확대해 나갈 것임을 밝힌다.

* 사진 설명 : 지난 3월 28일 제주에서 열린 제5차 지구시민사회포럼에 참석한 세계 환경단체 대표들이 행사장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앞에서 다국적 기업들에 의한 물의 사유화와 상업화가 지구촌의 물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음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출처 : 한겨레)
 

2004-05-19 13: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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