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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4   조회: 5696


공공재에 대한 민중의 접근권을 박탈하는 WTO 서비스협상, 양허안 저지로 타격을 가하자

국민행동 사무국

 



















들어가며
WTO가 다시 재개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2003년 멕시코 칸쿤에서 5차 각료회의가 무산된 이후 도하개발의제(DDA)의 기본골격을 작년 7월 말에 극적으로 타결지었고, 이를 기반으로 올해 내 DDA 세부원칙을 수립하기 위해 질주를 하기 시작했다. 한편으로, 농업과 공산품 관세를 중심으로 여전히 논쟁이 지속되면서도 이 두 의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작년 기본골격에 합의하면서 결의한 5월 서비스협상 양허안 제출 시기가 임박해지자, 서비스 자유화를 더욱 강력히 추진하기 위한 강대국들의 협박과 회유가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이는 특히, 양허요청안(서비스의 어떤 분야를 개방하라는 요구)과 양허안(서비스의 어떤 분야를 개방하겠다는 입장 표명)을 제출한 국가가 회원국 총 140개국 중 각각 60여개국과 45개국 밖에 안되는 데에 대한 위기감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도하개발의제와 별도로 이미 2000년에 시작된 서비스 협상(GATS)은 양허요청안과 1차 양허안 제출(2003년)을 거쳐 양자간 협상을 진행하였고, 오는 5월은 보완된 양허안을 제출해야 하는 시기이다. 한 마디로, 한국 정부는 5월 말에 우리나라 서비스 중 무엇을 제외하고 개방할 것인지(서비스협정은 네거티브방식을 따른다)를 WTO에 통보하게 될 것이며, 여기에 한국 공공서비스의 운명이 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WTO 서비스협정을 통한 서비스의 국제무역체제 편입은 사실상 WTO 출범의 핵심 목표 중 하나였으며, 그런 만큼 WTO 내 자본강대국들은 이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비스협정은 기존 상품화되지 않았던 영역을 상품화하여 초국적 자본으로 하여금 공공영역으로부터 막대한 이윤을 뽑아낼 수 있도록 해주며, 그런 만큼 서비스협정의 반민중성과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양허안 제출 저지, 나아가 서비스협정 저지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

초국적 자본의 권리를 앞세워 민중의 기본적 권리 박탈하는 WTO 서비스협상
WTO의 '서비스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S)' 하에 진행되는 서비스협상은 WTO가 세계 무역을 ‘관장’하는 기구가 아니라 사실상 초국적 자본의 이윤의 원천을 무한대로 확장시키고 인간의 삶 모든 부분을 상품화․시장화하는 기구라는 본질을 정확히 드러내준다. 자본 강대국들은 1970년대부터 시작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서 자국 내 서비스, 금융 및 첨단기술 산업으로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함과 동시에 새로운 이윤의 원천을 찾아나서야 했다. 이 속에서 WTO가 탄생한 것이다. WTO가 설립된 1995년 이전에 존재했던 무역관세에관한일반협정(GATT)은 전통적 상품거래에 국한된 관세만 철폐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에 새로운 개척지가 필요했던 강대국들의 성에 차지 않았다. 즉, WTO는 위기에 직면한 초국적 자본이 금융, 서비스, 생명체 등 ‘미개척지’를 정복함으로써 초국적 자본의 이윤의 원천을 확장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고안된 작품이다.
초국적 자본과 WTO의 특히 매혹적인 ‘미개척지’는 다름 아닌 서비스, 특히 전통적으로 자본의 침투가 봉쇄되었던 공공서비스영역이다. WTO의 서비스협정은 12개 분야를 명시하는데, 경영 및 전문 서비스, 통신, 건설과 엔지니어링, 유통, 교육, 환경, 금융, 보건의료와 복지, 관광, 문화․오락․스포츠, 교통과 운송, 그리고 “기타”가 그것이다. 그리고 이 12가지 분야는 160여 개 하위 분야로 분류되어 있는데, 환경서비스에는 폐기물처리나 상하수도가 포함되어 있고, “기타”에는 에너지가 포함된다. 결국 서비스협정에는 체신에서부터 연구개발, 건축에서 쓰레기수거 서비스까지 우리의 일상적 삶과 관련되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 뿐 아니라, 서비스협정은 “최혜국대우”와 “내국민대우”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어 초국적 기업을 제한하는 모든 규제를 철폐하도록 강제하고 있으며 “점진적 자유화의 원칙”은 모든 회원국이 점진적으로 완전한 개방을 이뤄야만 하며 한 번 개방한 분야는 다시 개방 철회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뿐 아니라, WTO 체제 하에서 “공공성”이란 “관세의 형태가 아니지만 자본의 이윤활동을 저해하는 부당한 규제이자 무역장벽”이기 때문에, 공공성을 수호하기 위한 모든 노력은 사실상 불법으로 규정하는 “국제법”을 제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한국 정부가 이미 한 번 제출했고, 또 한 번 제출하겠다는 ‘양허안’이란 서비스 자유화, 사유화를 국제법화해서 초국적 자본에게 내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인 샘이다.

한국 정부의 2차 양허 계획
2003년 초, 전교조 등 교육계의 강렬한 투쟁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1차 양허안 제출을 강행했다. 투쟁의 성과로 교육분야 양허로부터 초중등 교육을 제외되었고 고등교육과 성인교육만 포함되었다. 그리고 심한 반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보건의료와 시청각서비스에 대해서는 양허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외국인의 주식투자에 대한 제한이 폐지되었고, 법률서비스도 일부 개방했다. 또한 통신과 금융의 경우, 자발적으로 자유화한 부분을 양허안에 명시함으로써 ‘국제법화’했으며, 신규 철도사업에 초국적 자본이 참여할 수 있도록 조건부 허용을 했다. 아직 전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한국 정부의 2차 양허안에는 1차에서 빠졌던 보건의료가 포함될 것으로 추측되며, ‘자연인 이동’을 허용하는 소위 ‘Mode 4'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런데, 언뜻 보기에 1997년 IMF 구조조정과 김대중 정권이 본격화한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우리 경제는 이미 상당 부분 자유화되었고, 공기업 사유화도 이미 많이 진척된 상황이다. 보건의료는 작년 말에 개정된 경제자유구역법을 통해 자유화되었고, 교육도 4월 국회에서 외국인교육기관특별법이 통과되면 상당 부분 자유화된다. 즉, 그래서 1차 양허안이든 2차 양허안이든, 그다지 ‘새로운 것’이 없어 보일 수도 있다. 실제로, 외교통상부도 “이미 개방된 수준에서 양허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양허안이 문제인가?
앞서 밝혔듯이, 양허안을 통해 협상 대상에 오르고 그럼으로써 WTO 하에서 ‘확인’된다는 것의 의미는 이것이 국제법이 되고 또한 영구적인 것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친민중적인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엄청난 대가(WTO 제소, 엄청난 배상, 무역전쟁 등)를 지불하지 않고 되돌이킬 수 없는 것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는 국제적 시위와 저항으로부터 위협을 당하고 있는 WTO를 통해 직접 자유화하는 방식이 아닌, 국내법을 통해 우선적으로 자유화하고 WTO에 이를 ‘통보’함으로써 국내외에서의 저항을 무마하겠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새로이 내주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상 모든 것을 내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나아가 국내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국제법으로 영구히 고정시키는 것이 바로 양허안이며 WTO 서비스협상의 본질인 것이다.

“양허안 제출 반대, 서비스협상 전면 거부, WTO 반대”를 통해 공공성 쟁취를!
이번 5월에 제출된 양허안을 기반으로 WTO 회원국들은 서로 양자간 협상을 벌이게 되며, 이런 양자간 협상을 통해 각국 정부는 누구 대상으로 무엇을 얼마나 자유화할 것인가를 결정하게 된다. 그리고 오는 7월 말 일반이사회에서 서비스협상을 더욱 강화하고 촉진하기 위한 결의문이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전지구적 사회․민중운동들의 지속적인 저항과 제3세계 정부들의 ‘눈치보기’로 서비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미국과 유럽연합 등 강대국들, 이에 합세한 한국 정부는 결코 공공서비스의 완전한 자유화와 기간산업의 사유화라는 그들의 사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국민행동을 비롯해, 민중연대, 양 노총, 의료․교육․문화 관련 제 단체들은 ‘WTO 서비스협상 대응 공동투쟁기획단’을 구성, 5월 양허안 저지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정책토론회,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공청회, 각 분야별 서비스협상 거부 선언, 양허안 제출이 임박한 시기에 행동주간과 대중집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5월 투쟁은 ‘양허안 제출’이 갖는 정치적 의미를 폭로하는 속에서 기 제출된 양허안을 철회하게끔 만드는 투쟁, 새로운 양허안 제출을 저지하는 투쟁, 그리고 나아가 서비스협정 자체와 WTO에 대한 투쟁이자 공공재와 서비스에 대한 민중의 권리를 수호하기 위한 투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후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투쟁을 위한 시금석이 되어야 할 것이다. 5월 투쟁을 계기로 형성된 공동투쟁과 연대의 흐름을 강화하여, 일본․미국․아세안 및 기타 국가와의 FTA, 6월 초 APEC 통상장관회의, 7월 말 WTO 일반이사회에 대한 대응으로, 9월 이경해 열사 2주기 투쟁, 11월 APEC 정상회담과 12월 WTO 홍콩 각료회의 투쟁까지 저항의 흐름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한국 정부의 “개방 원년의 해”를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원년의 해”로!

(전국민중연대 소식지 기고글)

*사진: 2004년 10월 30일 범국민교육연대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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