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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빈곤의 세계화, 세계화에 의한 빈곤

세계화와 민중  제42호
유의선, 빈곤해결을 위한 사회연대(준) 사무국장

며칠전 우리나라에서 매일 30명이 자살로 숨지고 있으며 9백60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48분마다 1명이 자살하고 1분 30초마다 1명이 자살을 시도하는 셈이라고 연구자는 밝혔다. 이러한 자살급증의 원인이 경제의 장기침체와 부의 양극화에 대한 절망감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빈곤이 심화는 단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하루 1달러 미만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11억명에 이른다. 전세계에서 7초마다 한 명의 어린이가 기아로 목숨을 잃고 있으며, 세계인구 절반은 하루 2달러 미만의 생계비로 살아가고 있다. 하루 2달러미만의 생계비이면 한국에서는 한달을 6만원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빈곤의 수치는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얼마전 보건복지부는 2005년 최저생계비를 확정해서 발표했다. 1인가구 최저생계비 40만 1천원. 이렇듯 턱없이 낮은 최저생계비 미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800만에 이른다. 그러나 그 누구도 한달을 40만원으로 살아가는 것이 ‘인간다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믿지 않는다. 통계의 수치가 강요하는 빈곤이 아니라 현실속에서의 빈곤의 문제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전방위적이다.

전세계적인 빈곤화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일국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결국 개별국가의 경제성장이나 사회복지의 문제로 국한시켜 사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빈곤의 세계화’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현재 빈곤의 확산은 IMF 등의 구조조정 요구에 의해 농업을 근간으로 하는 지역경제의 파탄이 원인이며 나아가 홍수와 굶주림, 실업과 중소기업 대량도산 같은 사태들도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프로그램에 의해 기존의 경제구조나 지역사회가 파괴된 현실에 기인한다. 결국 결과로서의 ‘빈곤’은 지역별로 다양한 원인에 의해 파생되지만 그 원인은 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동일한 맥락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사회의 경우 IMF이후 대량실업의 문제로부터 출발하여 일하는 빈곤층을 특징으로 하는 ‘신빈곤’의 문제가 대두되는 것도 구조조정과 노동유연화의 결과물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공공부문이나 복지제도의 민영화를 하나의 특징으로 한다. 즉, 복지국가적 개입을 과감히 줄이고 기업활동의 자유를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 등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측면에서 강요되는 빈곤은 일국적 측면에서의 사회안전망의 보호만으로 국한될 수 없으며, 빈곤에 대한 국가의 책임 역시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빈곤은 단순히 한끼의 식사를 해결하는 문제로 국한될 수 없다. 그러나 빈곤을 해결하는 것이 ‘극한의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다운 생활의 권리’의 보장이라면 빈곤을 양산하는 세계화는 필연적인 것이 아니라 단연코 거부해야 하는 것이다. 전세계에서 세계화에 반대하는 가난한 이들의 모임이 결성되고 있으며 다양한 투쟁들이 전개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투쟁들은 일국적인 측면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연대를 요구하고 있다.

아직은 빈곤이 여전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며, 결과로서의 빈곤에 대한 문제나 빈곤을 양산하는 원인에 대한 투쟁이 활발히 조직되거나 연대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지만 세계화에 반대하는 투쟁은 선후차의 문제일 수 없다.
 

2004-12-13 14:2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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