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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한일FTA저지 민중투쟁단 일본원정 투쟁 소감과 결의

세계화와 민중  제40호
임성열(기아자동차노동조합판매지부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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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FTA저지와 세계화 반대를 위한 민중투쟁단의 일원으로 일본원정 투쟁을 다녀온 지 5일이 지났다. 아직도 귓가에는 ‘니깡 FTA 한따이!!’,‘FTA NO!!'의 구호가 맴도는 것 같은 환청을 느낀다. 그리고, 진한 동지애로 우리를 환대해 준 일본 동지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어려 오는 것 같다. 이번 원정 투쟁은 개인적으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였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란 괴물이 국적을 초월하여 노동자-민중의 삶을 어떻게 피폐화 시키고 있는가를 공감하게 된 것은 소중한 경험이었다. 또한, 과거 전투적이던 일본 운동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침체의 늪으로 빠져 들게 되었는가를 확인함으로써 한국의 운동을 돌아보게 하는 교훈도 얻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소중한 성과는 그동안 말로만 외쳐오던 국제적 연대를 몸소 체험함으로써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구호가 선언이 아니라 현실로 구체화될 수 있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이다.


4박5일의 일본원정투쟁은 한국정부에게 더 이상 밀실협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시켜준 성과도 있지만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수혜자는 소수의 초국적 자본일 수밖에 없슴을 공감하는 계기도 만들어 주었다. 즉, 일본에서도 세계화의 구호 아래서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고, 일자리를 쫓겨난 노동자는 노숙자 신세로 전락하여 삶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아니라 초국적 자본의 이윤은 늘어 가는데 비해 생계형 자살자가 한 해 34,000명에 이른다는 일본 동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본의 악랄함은 끝이 없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다. 국가는 부유하지만 국민은 가난한 나라, 있는 놈은 천국이지만 가난한 노동자-민중은 지옥인 나라, 사람보다 돈이 우선인 나라, 바로 신자유주의가 최고선인양 침을 튀기며 부르짖고 있는 나라들의 공통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원정투쟁을 통해서 일본의 활동가들의 의식적 수준은 대단히 높지만, 대중투쟁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과거 전투적인 운동성을 자랑하던 일본의 운동이 이정도의 위기를 맞게 된 이유에 대해서 한 일본 활동가 동지는 ‘복지를 국가가 책임질테니 노동조합은 강경한 투쟁을 자제해달라’는 일본정부의 요구를 수용한 이후 급속히 대중운동이 약화되었다고 이야기 하였다. 그리고, 일본의 민중들은 아직도 자신들의 생활을 국가가 책임진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안타까워하였다. 이러한 일본 운동의 위기진단을 들으며 한국의 운동은 지금 이 순간 어디쯤에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 지를 돌아보게 하였다. 혹시나 우리도 일본이 걸어온 길을 밟고 있지는 않은가? 어느 한 동지의 말처럼 나도 입으로는 신자유주의 반대를 외치면서 정작 행동은 신자유주의를 고집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해 본다. 일본 원정 투쟁기간 동안 어려운 조건에서 운동의 신념을 버리지 않고 꿋꿋이 반세계화 투쟁을 이어오고 있는 일본의 동지들을 보면서 경외심마저 가지게 된 것은 그다지 치열하지 못한 삶을 살아온 것 나의 모습과 대비가 되기 때문이다.


일본원정투쟁을 결심한 이후 출국일이 다가올수록 막연한 두려움이 커져갔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지난 해 멕시코 칸쿤에서 보여준 투쟁이 부담이 되기도 했고, 언어와 문화 그리고 모든 풍경이 낯선 일본 땅에서 반세계화 투쟁을 한다는 것이 막연한 두려움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4박5일의 투쟁을 통해서 막연한 부담과 두려움은 희망과 자신감으로 바뀌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본주의의 위기를 봉합하고자 진행하고 있는 것이 ‘신자유주의 정책’이라면 자본과 자본주의 정권의 몰락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그러한 징후는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반세계화 투쟁 속에서 예감할 수 있다. 다만, 어떻게 일국의 투쟁이 전 세계적 투쟁으로 확대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막연하게 느껴졌지만, 이 번 한-일 연대투쟁은 그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는 기회를 제공했다. 초국적 자본이 국적을 가리지 않고 민중을 수탈하고자 하는 속도만큼 만국의 노동자의 단결은 가속도가 붙을 것임을 확신하게 된 것이다.


이번 원정투쟁은 일본에서 힘겹게 투쟁하고 있는 동지들에게 많은 힘이 되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뿌듯함을 느끼게 하였다. 그리고, 한-일FTA를 비롯한 초국적자본의 요구를 반드시 분쇄시켜야 한다는 결의를 다지게 된 것은 소중한 성과라 생각된다. 이제 남은 것은 실천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본과 정권은 주판알을 튕기며 노동자-민중의 생존을 자신들의 이윤추구와 맞바꾸고자 머리를 맞대고 있을 것이다. 신자유주의를 완전히 받아들일 때만이 자유로운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언론을 통해 거짓말을 해대고 있을 수도 있다. 모든 나라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데, 우리나라만 거부한다면 국제적 미아가 될 수도 있다고 협박(?)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본과 정권이 목표로 하는 것은 모든 희생은 노동자-민중에게 전가하고 자본만이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자본과 정권의 의도가 분명하다면 이제 우리는 저들의 의도를 분쇄하기 위한 대반격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업장의 울타리를 넘어 지역으로, 그리고 전체 노동자-민중의 투쟁으로 반세계화 투쟁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제는 투쟁의 당위성을 논할 시기는 지났다. 반드시 한-일FTA, 한-미BIT등을 포함한 모든 신자유주의 정책을 끝장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우리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시기이다. 이를 위해 한 명의 조합원이라도 더 조직하여 우선 밀실에서 협상을 진행 중인 한-일FTA를 반드시 막아내겠다는 투쟁의 결의를 다시 한 번 다져본다.


 

2004-11-10 11:3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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