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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동원]“다른 커뮤니케이션은 가능하다!”

세계화와 민중  제40호
조동원(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정책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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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커뮤니케이션은 가능하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운동과 대안 미디어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내달리고 있는 현재의 자본주의는 전지구화의 과정에 있어서 미디어라는 수단에 점점 더 깊숙이 의존해 왔다. 디지털-네트워크 기술의 가히 혁명적 발전과 보편화는 자본주의적 전지구화의 완성을 위한 자연스러운 기술적 토대인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더군다나 착취와 전쟁의 쌍두마차를 휘몰고 있는 ‘무장한 신자유주의’는 전지구를 뒤흔들고 있고, 주류 매스 미디어는 그렇게 격화되는 계급투쟁의 정치적 긴장을 완화하면서도 시장의 안녕과 평화를, 그리고 지속적인 이윤 창출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우리의 의식을 착취하는데 여념이 없다. 그리고,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에 주류 미디어는 그 자체로 이미 너무도 거대한 자본 혹은 권력이 되고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그렇듯이, 전지구적 상업 미디어 시스템은 지배적 주류 미디어에 저항하고 민중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대안 미디어 운동을 필연적으로 동반한다. 이미 매스 미디어로 일컬어지는 주류 상업 미디어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가진 대안 미디어는 세계 곳곳의 노동과 삶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투쟁이나 대안적 세계화를 위한 운동들과 함께 해왔다.


공동체 라디오는 전세계적으로 수천 여 개의 방송국을 헤아리는 지역 공동체 미디어로서,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운영하고 소유하기까지 한 풀뿌리 민중 미디어이다(한국에서는 내년부터 시행될 방송위원회의 “소출력 라디오” 방송 시범사업을 통해 활성화될 전망이다). 또한, 대부분 상업적으로 재편되어 있는 영화와 텔레비전 산업에 저항하면서 교육, 문화적 정체성, 조직화, 그리고 정치적 참여를 위한 도구로서 역할 한 비디오는 1960-70년대 볼리비아나 칠레 같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대안텔레비전방송국 설립을 위한 시도들이나 전세계의 공동체 미디어를 위한 무기로 활용되어왔다. 디지털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과 수렴을 통해 비디오 운동은 인터넷과 만나며 사회 변화를 위한 민중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더더욱 중요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가장 빠른 시간에 전세계로 퍼져나간 미디어운동의 새로운 전선을 형성해 가고 있는 인터넷과 그 커뮤니케이션 도구들(메일링 리스트, BBS, 웹진, 블로그), 그리고 최근의 반전 시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이동전화(문자메시지)는 일상의 대안 미디어에 대한 경험이기도 하다.


핸드폰 문자 메시지는 2001년 부패와 뇌물 사건으로 탄핵심판을 받은 필리핀의 에스트라다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대규모 시위에서 필리핀 민중들을 결집시키며 거리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되었으며, 2000년 후지모리 대통령과 그의 앞잡이 몬테시노스가 장악하고 있는 주류 미디어의 통제를 뚫고 페루의 민중들은 소규모 지역 공동체 라디오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대중 시위를 조직하며 결국 후지모리를 몰아냈고 몬테시노스를 감옥에 쳐넣었다.


또한, 우후죽순처럼 번져간 라틴 아메리카의 비디오 운동이 지역의 민주주의 투쟁과 결합한 수많은 사례들, 미국의 공동체미디어전국연합(Alliance for Community media)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법안 통과과정에서 벌인 격렬한 투쟁,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만델라 정권이 새로운 국가 재개발 전략의 일환으로 법제 차원에서 채택한 공동체 라디오와 TV, 그리고 바로 현재 진행 중에 있는 베네수엘라 혁명 과정에서 차베스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한 반대파와 주류 상업 미디어의 왜곡과 은폐를 가로질러 반차베스 쿠테타를 3일천하로 끝내는 민중 시위를 조직한 공동체 미디어들...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역사 속의 사례들과 현재도 계속 진행되고 있는 대안 미디어 운동은 어느덧 전지구적 운동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의 발효일과 동시에 무장투쟁을 선언한 멕시코의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이 전세계적인 지지를 호소하고 연대를 조직하기 위해 인터넷 미디어를 전략적으로 활용한 이후, 대안 미디어 운동은 전지구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새로운 단계로 진입해 왔다. 라디오, 비디오, 인터넷, 전자신문, 이동전화(문자 메시지)는 세계무역기구(WTO)와 세계은행, G8 등의 신자유주의적 회합에 대항하는 반세계화 시위가 있는 곳에서, 2003년의 정보사회를 위한 세계정상회의(WSIS)에서, 그리고 2001년부터 시작된 세계사회포럼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곳들과, 반전평화를 위한 전지구적 행동의 날에도 투쟁하는 민중들의 목소리를 전했고, 이후 투쟁을 조직했으며, 다른 세상이 가능하고 다른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왔다.


특히, 최근 FBI로부터 법적 근거도 없이 서버 압수 수색을 당하기도 했던 독립미디어센터(indymedia.org)는 인터넷을 매개로 한 전세계 대안 언론의 네트워크로서 1999년 WTO 3차 각료회의에 맞선 시애틀 전투를 전세계에 알리며 시작되었다. 현재 세계 곳곳에 120여 개의 독립미디어센터들이 각 지역과 전세계를 연결하는 대안 언론의 새로운 국제적 네트워크를 실험하고 있다. 지난 2003년 2월 15일, 이라크 침략 전쟁이 임박한 시점에 이뤄진 반전 시위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특별한 기념일도 아닌 한 날짜에 전세계적으로 천만 명을 넘어선 대규모의 시위를 조직한 기념비적 사건이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 역시 이러한 대안 미디어 활동가들의 노력과 독립적인 풀뿌리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대안 미디어는 우리의 노동과 삶을 위한 투쟁의 현장과 사회 변화의 거리에서 늘 존재해 왔다. 대안 미디어는 민주적 사회 변화를 위한 운동에 있어서 우리를 결집하게 하고, 차이를 넘어 연대하게 하며 조직된 투쟁과 그 투쟁을 일보 전진으로 이끌 수 있는 무기에 다름 아닌 것이다. 정의와 평등과 평화를 위한 사회운동은 곧 이를 일궈나가는 사람들의 소통과 설득과 교육과 결정의 과정으로서, 미디어 - 커뮤니케이션은 소수의 선구 집단으로부터 이후 그 운동에 동참하거나 영향을 주고받게 되는 다수의 대중에 이르기까지 진정한 변화를 원하는 이 모든 사람들이 고안하고 실천하고 상호 작용하는 모든 과정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공세에 대항하고 대안을 창출하기 위한 사회운동 과정에서 대안 미디어는 또한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데, 대안 미디어 활동이 여전히 멀게 느껴진다면?
미디어 참세상(http://media.jinbo.net)에서는 민중 언론의 활동가들이 우리를 그 투쟁하는 삶의 현장으로 이끌고 있으며, 진보넷의 블로그(http://blog.jinbo.net)에는 철저히 다른 시각으로 무장한 동지들이 그 삶을 고민하며 거침없이 소통하고 있다. 더 나아가 지역에 소규모 영화제들을 조직하고, 지상파나 지역 케이블 채널을 통해 우리가 만든 프로그램을 방송하고(퍼블릭 액세스), 청소년들과 일반 시민에게 영상 미디어에 대한 교육을 기획하고 참여하는 활동들, 그리고 지역 미디어운동들 간의 네트워크 역시 바로 지금 이뤄지고 있는 미디어운동의 현장들이다(http://www.mediact.org).


여전히 멀게 느껴진다면, 11월 16일부터 시작되는 제8회 서울국제노동영화제(http://www.inp89.org/8th)의 프로그램을 둘러보자. 이 영상들이 보여주고 들려주는 것은 저항의 세계화를 일궈내는 전세계의 동지들일 뿐만 아니라, 대안 미디어 운동의 생생한 현장들이다.


그림 설명 : 제8회 서울국제노동영화제 포스터
 

2004-11-09 16: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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