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은 우루과이에서 매우 역사적인 날이었다. 1825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후 처음으로 ‘확대전선(Frente
Amplio)’이라는 광범위한 좌파연합의 따바레 바스케스가
대통령으로 선출된 데 더해, 물을 인권으로 규정하면서 사유화를
금지하고 지속가능하고 참여민주적인 관리를 보장한다는 내용이
헌법 조항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보수적인 콜로라도당의 호르헤 바뜨예 대통령의 신자유주의 정책
하에서 우루과이는 현금보유고가 80% 감소했고, 실업율은 20%로
뛰었으며, 국민 4명 중 1명이 극빈층에 속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렇기에 이번 선거 결과는 여러 남미 국가에 이어
우루과이 민중들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거부로 평가되고
있다. 우루과이 선거에 대해 뉴욕타임즈는 “베네수엘라,
브라질, 에콰도르와 아르헨티나에서 그랬듯이, 미국 주도의
자유시장 정책에 가장 반대하는 후보가 이런 정책을 지지하는
후보를 패배시켰다”라고 평했다.
같은 날, 총 투표인 62.75%인 1,378,017명의 찬성표를 얻어 ‘물
수호를 위한 헌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우루과이에서는 25만
명의 시민 발의가 있을 경우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 총투표를
공식적으로 실시해야 하고, 국민 총투표는 선거와 동일한 때
진행되어 누가 선거에서 당선되든 국민 총투표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제도가 있다. 그래서 지난 2002년, 우루과이
정부가 전국 상하수도를 사유화하겠다는 내용의 의향서를 IMF에
제출했을 때, 상수도공사 노동조합, 지구의벗, 확대전선 등
전국의 여러 시민사회단체들은 ‘물과 생명 수호를 위한 전국
위원회(CNDAV)’를 구성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물사유화 반대 및 헌법 개정을 위한 활동에 돌입했던 것이다.
이런 의향서가 제출된 이후, 우루과이 정부는 상하수도를
사유화하기 시작했고 수에즈리오네즈 등 초국적 물기업들이
우루과이에 진출하자 사용료가 올라 식수 부족 사태가 일어났고
수질도 악화되었다. 또한 식수원으로 사용되던 저수지가 마르는
등, 사회적 피해 뿐 환경적 피해도 막대했다.
CNDAV가 헌법 개정 발의에 필요한 25만 명을 넘어 30만 명이
넘는 발의를 받아내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자, 초국적
자본과 보수언론은 헌법개정에 반대하는 로비를 벌였으나,
CNDAV의 활발한 활동과 지역사회 및 풀뿌리의 조직화로 결국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하고 물 사유화를 저지하고자 하는
세력이 최종 승리를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