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자연과 인간을 포함하여, 그것과 관계된 모든 환경에
고통을 안겨준다. 김선일 씨의 안타까운 죽음은 전쟁이 한
개인과 공동체에 어떠한 고통을 주는지 잘 보여주었다. 또
미군의 이라크인 포로 학대 논란을 보면서도, 우리는 그것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는지 혹은 병사들의 자발적인
‘추억만들기’로 이루어졌는지의 문제보다도 전쟁이 자연과
인간에게 어떻게 고통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왜 모든 전쟁에서 민간인 학살과 포로 학대와 같은
자연성과 인간성을 파괴하는 행위가 반복되어 왔는지를,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평화유지는 궁극적으로 전쟁을 지양하는 것을
통해서만이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전쟁의 명분도 모두 거짓으로 드러난 상황, 파병을 철회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는 국제적인 현실, 또 전쟁의 잔악함이
드러나면서 미국 내에서조차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파병을 정당화시키는 논리는
“약속을 한 것이니 지켜야 한다”는 말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애초 파병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이라크 평화 재건과
치안유지 등의 이유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그런
‘말’은 단지 ‘말’일 뿐이다. 오히려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약속’은 파병을 철회하는 국제적인 흐름에 동참하는 것으로만
지켜질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