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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전미자유무역지대(FTAA:Free Trade Area of Americas)가 의미하는 것

세계화와 민중  제31호
변정필(한노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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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자유무역지대)에 대한 문제점을 알아보는 내용으로 구성되었습니다.

1994년 12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1차 미주정상회담에서 처음으로 제안되었고, 1998년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2차 미주정상회담에서는 2005년까지 FTAA를 창설한다는 내용을 담은 ‘산티아고 선언’을 통해 구체화되었다.

FTAA와 관련해서 시장접근, 농업, 투자, 서비스, 정부조달, 분쟁조절, 지적재산권, 정부보조, 반덤핑, 상쇄관세, 경쟁정책 등의 9개 부분에 걸쳐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 협상의 결과가 현실화된다면 쿠바 지역을 제외한 전 미주지역의 80억 민중들이 이 FTAA 영향력 아래에 놓이게 된다. FTAA는 그 동안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사이에 맺어졌던 NAFTA를 그 외의 31개국으로 확장시키고자 하고 있다.

지난 9월 칸쿤에서 열린 5차 WTO각료회의가 전 세계 민중들의 저항과 제3세계 국가들의 도전, 그리고 강대국간의 이해조절에 실패한 후, 많은 국가들이 지역간, 국가간 자유무역협정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동일한 선상에서 미주지역의 국가들은 FTAA를 더욱 촉진하기 위한 시도를 강화하고 있다.

FTAA는 자본 및 해외투자에 대한 규제철폐, 국외로의 이윤유출을 무한정으로 보장하려 하고 있으며, 사유화를 촉진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을 값싼 수입품과 경쟁하게 함으로써 민중들의 삶의 조건이 악화될 것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다. 미주지역의 민중들에게 FTAA는 사유화를 통한 삶의 질 저하, 의약품 접근성의 약화로 인한 생존의 위협, 농사를 짓기 위해서 거대기업으로부터 종자를 사야만 하는 처참한 현실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FTAA가 포함하게 될 미주지역의 34개국은 노동유연화 공세로 인해 고용을 위해 값싼 임금을 놓고 경쟁하고 서로 분열해야 하는 처지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WTO에서 볼 수 있듯이 국가간의 이해라는 것이 딱히 들어맞기는 어려워서, 자본가들의 밀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FTAA관련 협상과정에서 삐걱거림도 있다. 남미 국가들이 반대로 농산물 관세, 지적재산권과 해외투자는 협상의제로 설정조차 되지 못하고 내년으로 미루어졌고, 협상의제에 '유연성'을 부여함으로써 협상하고자 하는 의제를 선택하자는 결론이 났다. 이것은 투자, 지적재산권, 정보조달, 서비스 등 개도국들이 반대하는 의제에 대해 자유화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미주지역 민중의 생존권 파괴와 함께 FTAA에서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자본가들의 밀실에서 은밀히 진행되고 있는 협상이 군사화를 동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초국적 자본의 이윤추구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 그리고 초국적 자본의 편을 들고 있는 정치 엘리트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미국의 군사력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플랜 콜롬비아는 바로 이런 미국의 군사력 확장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결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사례이며, 멕시코에서도 볼리비아에서도 초국적 자본의 이윤추구를 보장해주기 위한 미군의 군사력 확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자본의 공세에 대해서 노동자․민중은 결코 침묵하지 않았다. 2001년 4월 퀘벡에서 열린 미주정상회담에 반대해 수천 명이 시위를 벌였고, 2002년 9월 브라질에서는 60여 조직에서 발의한 비공식 국민투표에서 1억 명이나 되는 민중들이 FTAA에 반대하는 표를 던졌다. 2001년 에콰도르 퀴토에서는 FTAA 7차 각료회의에 반대해 수천 명이 행진을 했다. 엘살바도르에서는 통신과 전력 사유화로 인해 공공요금이 두 배 이상이 오르자 노동자 민중이 거리로 뛰쳐나와 보건복지를 사유화하려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0월 미국을 등에 업은 볼리비아 산체스 대통령의 자유무역 정책은 결국 엄청난 유혈사태를 불러일으키며 대통령 자신이 사임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했다. 게다가 지난 11월 진행되었던 마이애미의 정상회담은 AFL-CIO를 비롯한 남미활동가 25,000명의 격렬한 저항에 직면하기도 했으며, 이를 진압하기 위해 최루탄과 고무총탄을 쏘면서 진압을 함으로써 FTAA의 본질을 미국과 초국적 자본 스스로가 폭로하는 꼴이 되기도 했다.

FTAA 투쟁에 대한 격렬한 민중들의 저항은 마이애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한 발 물러서는 꼴을 보임으로써 작은 승리를 쟁취하기는 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FTAA에 대한 진정한 승리는 단지 미주지역의 민중들의 투쟁으로써 쟁취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저항하는 거대한 민중들의 투쟁과 단결을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설명 및 출처 : 지역별로 협상이 체결되었거나 진행중인 자유무역협정 현황 / 참세상 방송국
 

2004-06-02 17: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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