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앞에 닥친 공공서비스 시장개방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의제(DDA)와 관련한 서비스시장 개방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2004년 말까지로 시한이 설정된 12개 분야 155개 업종에 해당하는 서비스시장 개방에서 공공서비스는 핵심분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 국가기간산업으로 규정되는 부분, 즉 에너지․운수․통신산업의 개방문제는 기존의 국가기간산업 사유화저지투쟁과 맞물려 2004년 하반기에 뜨거운 쟁점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사유화된 공기업을 살펴보면 2004년 1월 16일 현재 POSCO의 경우 외국인지분율은 66.76%에 달하며, KT의 경우도 46.82%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은 외국인지분한도가 그나마 49%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아직 공기업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전력공사와 가스공사는 각각 외국인지분이 28.78%, 12.18%에 불과하다. 그러나 국제협약을 맺게되면 국내법 자체가 무력화되는 것을 고려할 때 공공서비스 시장개방은 초국적 자본의 국내시장 잠식을 무제한 허용한다는 점에서 국가기간산업에 있어서도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간산업 사유화 투쟁의 경과
국가기간산업 사유화는 김대중정권이 추진한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핵심과제였다. 주지하다시피 97년 경제위기 이후 등장한 김대중정권은 초국적자본의 대변자인 IMF의 요구와 관리 아래 신자유주의 정책을 한국에 본격적으로 이식하고 실행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정부의 직접적 관할아래 있던 공공부문은 신자유주의 정책실행의 견인차 역할을 부여받으면서 매우 공격적인 구조조정아래 놓이게 되었다. 해당 노동자들을 철저하게 배제한 채 '작은 정부'라는 담론을 배경으로 ①인력감축 ②공기업 매각과 통폐합 ③경영혁신과 복리후생의 축소 등이 추진되면서 국가기간산업의 사유화도 병행되었던 것이다.
한편, 이 과정에서 일부를 제외하고 노사협조주의 정서가 만연해있던 공공부문의 노동자들은 폭력적으로 진행된 김대중정권의 공공부문 구조조정에 맞서 노조민주화 투쟁과 생존권 사수투쟁을 활발하게 전개하면서 노동운동의 중심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정권의 시간차 공격과 기업별주의와 노사협조주의를 극복하지 못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연대전선 구축 실패로 인해 대부분의 투쟁은 패배로 귀결되고 말았다.
국가기간산업 사유화저지투쟁은 공공부문에서 구조조정이 상당부분 완료되고, 또한 노조가 패배한 조건에서 마지막 남은 영역인 국가기간산업의 노조들이 노조민주화과정을 거쳐서 2001년 중반기부터 공동투쟁을 모색하기 시작하였다. 우여곡절을 거쳐서 2002년 철도․발전․가스 3사 노조가 역사적인 2.25 공동파업에 돌입하였고, 국가기간산업 사유화문제는 이
투쟁을 계기로 주요한 사회적 의제로 등장할 수 있었다. 그동안의 패배에 비하면 공동투쟁의 성과는 적지 않았다. 국가기간산업에서 사유화는 상당부분 유보되거나 우회로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파업 이후에도 정권의 신자유주의 정책이 철회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기 위해 공투본은 재편되었고 조합원 결의대회와 국제심포지움이 개최되는 등 지속적인 대응이 전개되었다.
이후 투쟁의 전망
노무현정권이 등장한 이후로는 공투본 활동이 한동안 소강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총선을 통해서 열린우리당이 국회의 과반수의석을 확보하면서 사유화문제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공공서비스 시장개방과 맞물리면서 국가기간산업의 사유화 추진은 다시 본격화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기존의 국가기간산업의 사유화저지투쟁이 사유화문제로 예각화 되어 있었던 것에서 벗어나 서비스 시장개방저지로 영역을 확대하고, 사유화저지에서 공공성 강화로 담론의 전환을 통해 공공부문에서 반신자유주의 전선의 구축을 고민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공공서비스 시장개방의 현황과 심각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주체형성이 미진한 형편이지만 보건의료와 교육 그리고 문화 등의 영역에서 공공서비스 시장개방에 맞선 투쟁주체가 형성되고 있어 2004년 하반기가 되면 국가기간산업을 비롯해서 공공서비스 전체 영역에서 주체형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공공연맹은 사유화대상 사업장을 1차 주체로 하고 시장개방과 관련된 사업장을 2차 주체로 해서 공공서비스 개방저지와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한 투쟁조직화를 준비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조직내부의 선전홍보․교육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사회의제화해서 대중투쟁을 조직하고 실행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공공연대차원의 공동대응을 비롯한 노동자 민중진영의 연대전선 구축 그리고 국제공공노련(PSI) 차원에서 전개되는 질 높은 공공서비스(Quality Public Services)운동과의 결합도 추진될 예정이다.
* 사진 출처 : 참세상 방송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