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너지 사유화 반대 기자회견
[국민행동 6월워크샵] 아시아 지역 FTA 추진 동향 및 …
故김선일 1주기 추모 반전행동
반신자유주의 세계화 공동투쟁기구 구성을 위한 2차 …
 
가입 탈퇴
 

세계화와 민중 > 전체기사 > 목록보기 > 글읽기
 

 
[기획] “WTO 서비스협정, 이제 행동할 때이다”

세계화와 민중  제28호
전소희 / FTA/WTO반대 국민행동 사무처장

wsf.jpg wsf.jpg (70 KB)

자본으로부터 우리의 마지막 보루를 지키자

지난 3월 27일부터 31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 각 국 정부 협상단이 모여 WTO 서비스협정 양허안에 대한 협상을 벌였다. 이에 맞서 전세계 5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들 또한 제네바에 모여 “서비스협정에 저항하기 위한 국제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한국에서 국민행동과 민주노총이 참가한 이번 회의에서는 서비스협정 저지 투쟁이 지구적 투쟁이 되기 위한 기본적인 원칙과 방향, 그리고 구체적인 사업계획 등을 논의하였다. 이와 같은 전략회의가 개최된 데에는 제네바에서 양자간 협상이 진행된다는 사실도 있었지만, 오히려 서비스협정에 그 어느 때보다 긴급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전세계 활동가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었다.

1999년 시애틀 각료회의의 붕괴로 본격화된 WTO의 위기는 2001년에 도하개발의제(DDA) 발족으로도 극복되지 않았으며, 지난 해 9월 칸쿤 각료회의 붕괴로 다시 증폭되었다. 칸쿤 각료회의 붕괴를 궁극적으로 초래한 의제는 농업과 싱가포르이슈로, 이 둘을 둘러싼 미국 및 유럽연합, 그리고 개도국들 간 팽팽한 긴장은 6개월이 넘은 지금 시점에서도 풀리지 않고 있다. 이 속에서 2000년부터 별도의 협상 일정을 밟아온 서비스협정(GATS)은 다소 부각되지 않고 있으나 사실 미국과 유럽연합 등 초국적 자본을 등에 업은 주요 강대국들은 개도국 정부와 국제 시민사회운동 진영의 눈을 피해 서비스협정을 계속 진척시키려 하고 있다.

물론, 농업, 지적재산권협정, 투자자유화 등 WTO 의제 중 어느 것이 더 파괴적이냐를 판가름할 수는 없지만, 서비스협정이 특히 위협적인 것이 사실이다. 1995년, GATT가 WTO로 바뀌면서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입각한 강력하고 항구적인 “자유”무역체제가 성립된 데 가장 핵심 고리 중 하나가 바로 서비스였다. WTO가 정의하고 있는 “교역가능한 서비스”에는 12가지 분야의 160여 가지 “서비스”가 규정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교육, 문화, 의료, 에너지, 금융, 물, 의료 등 공공서비스와 국가 기간산업 - 사실상 인간의 기본적인 삶 전반과 관련된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어 매우 심각하다. 또한 사적 자본의 이윤놀이를 보호하는 국제법 역할을 할 뿐 아니라, 한 번 자유화한 것은 다시금 되돌릴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 속에서 서비스의 “자유”로운 무역을 막는 국가의 조치(예를 들어, 공교육 정책 수호, 기간산업 사유화 거부 등)는 모두 불법화된다. 이런 듯 서비스협정의 파괴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사실 농업과 싱가포르이슈를 둘러싸고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협정 진도가 다소 느리다. 개도국들은 미국과 유럽연합이 농업 또는 싱가포르이슈에서 양보를 해야만 자신들도 서비스협정에 대한 헌신성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WTO에 양허요청안(어떤 분야를 개방해달라는 요청)과 양허안(어떤 분야를 개방하겠다는 의사표시)을 제출한 나라는 146개 회원국 중 각 60개국과 41개국에 불과하다. 그리고 서비스협정이 개도국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양허안을 제출한 개도국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물론 한국은 지난 해 3월 양허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강대국과 개도국 간 농업 및 싱가포르이슈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연합이 양보(또는 그러는 척)함으로써 7월까지 WTO 협상틀을 마련하고, 그렇게 되면 서비스협정도 급격히 타결될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서비스협정의 진도가 전적으로 농업과 싱가포르이슈에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전세계 공공서비스를 손아귀에 넣는 것은 초국적 자본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고, 서비스협정 협상 기한이 2004년말이기 때문에 초국적 자본과 강대국들은 올해 어떻게든 매듭을 짓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제네바에서 양허안을 둘러싸고 해당 국가들 간 협상이 칸쿤 각료회의 이후 처음으로 벌여졌으며, 미국은 양자간 협상이 또 한 차례 벌어질 6월 24일까지 양허안 제출국 수를 무조건 2배로 늘리겠다고, 유럽연합은 양허안 제출국 수를 늘리기 위해 새로운 시한을 제시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식량, 종자, 생명체에 대한 특허 등과 아울러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인 공공서비스는 WTO의 손아귀로부터 -자본의 침투로부터- 보호해야 할 마지막 보루 중 하나이다. 그리고 이런 마지막 보루를 지킬 수 있을 지의 여부는 올해 서비스협정을 포함해 WTO에 대항한 광범위한 연대와 투쟁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작년 3월 교육운동계의 양허안 저지 투쟁과 칸쿤 원정투쟁단 파견을 비롯한 각료회의 저지 투쟁으로 우리나라의 반WTO 투쟁이 고양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공공 의료, 문화, 교육 수호를 위한 투쟁과 기간산업 사유화 투쟁이 만나지 못했으며, 각 부문별로 분산된 투쟁 -결과적으로 자기이익적 투쟁- 을 극복하지 못했다. 또한, ‘대안’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형태의 ‘반대’임에도 불구하고, 공공서비스에 대한 방어적 투쟁을 극복하지 못했다. 올해는 “WTO 서비스협정 저지”라는 기치 하에 광범위한 연대를 형성하면서 최후의 싸움을 향해 지금부터 준비해나가야 할 것이다.


*사진 : 2004 세계사회포럼
 

2004-04-19 21:38:39


| 목록보기 | 윗글 | 아랫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