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번 : '농업이 망하면 나라가 망합니다.’ |
| 글쓴이: 정광훈(전농 의장) |
등록: 2000-02-02 23:27:19 |
조회: 801 |
식량자급문제는 농산물 생산자인 농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온 국민의 생명줄이 달린 문제입니다.
요즘 농업관련 신문에 나오는 갖가지 기사들 중에 대부분이 수입개방으로 인한
농민들의 피해내용입니다. 2001년 쇠고기 완전수입개방을 앞두고 한우농가들이
소키우기를 중단하여 쇠고기값 폭등, 마늘수입으로 인한 피해농가들의 항의시위,
수입계란이 50원이하로 판매되어 양계농민들의 파산, 감자·오렌지·포도·마늘·고추
수입으로 가격폭락 예상 등등.
또한, 농산물수입이 우리 농민들만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콩, 옥수수 등 유전자조작식품의 무분별한 수입,
수입돼지고기에 사람의 DNA를 파괴하는 다이옥신검출, 수입쇠고기에는 O-157과
성장호르몬 검출!
그러나, 정부는 최근의 두가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농민들의 생존과 국민의 건강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최근 농림부가 대형백화점과 교육부에 보낸 공문입니다. 한국수퍼체인협회
측으로 보낸 공문의 내용은 "연말연시와 설 성수기 다가옴에 따라...국내산
쇠고기보다는 수입쇠고기를 이용한 갈비세트, 선물세트 등을 다량 제작하여 향후
성수기에 대비..."이고, 교육부로 보낸 공문은 "... 향후에는 학교급식에
수입쇠고기의 공급이 확대될 수 있도록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지난해 다이옥신 오염파동으로 반송조치하기로 했던 벨기에산 돼지고기에
대해 벨기에측과 다시 협의하여 재검사한 후 시중유통키로 한 방침입니다.
농산물값이 조금만 올라도 가격안정이라는 명목으로 수입을 확대하고
농산물수출국들의 눈치를 보느라 국민의 건강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정부의 태도가
확실히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우리 나라는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의 곡물 수입국이라고 합니다. 곡물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주요 곡물수출국인 미국과 국제곡물회사들로부터 당하는
피해사례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80년 냉해로 우리 나라의 쌀 생산량이 크게
줄자 미국쌀경작자협회와 코넬은 가격을 일방적으로 3배 가량 높여 판매하였습니다.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91년 일본의 쌀 생산량이 냉해로 급감하자 미국쌀경작자협회가
일본이 한국으로부터 쌀 수입을 하지못하도록 미국 농무부장관에게 압력을 가하는
한편 쌀가격을 2배 가량 인상해 일본에 판매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미 식량은 한 나라의 자주권을 좌우할 무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2000년대의 가장 큰 위기는 식량부족일 것이라고 많은 학자들이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각국의 나라들은 WTO의 규제를 무릅쓰고 자국의 농업을
보호하는 정책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인데 반해 우리 정부는 언제까지 농업을 보호할
수는 없다거나 공산품을 팔아서 농산물을 값싸게 사먹는 것이 전 국가적으로 보았을
때 이익이지 않느냐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IMF가 터질 때 수입으로 인한 무역적자 200억 달러 중 120억 달러가 농산물 수입으로
생긴 적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농산물만 자급을 하여도 우리 나라 경제는
급격하게 회복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농업정책은 갈수록 자급확대가
아니라 수입확대정책으로 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농산물 생산자와 소비자를 분리시키고 수입개방반대를 외치는
농민들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가경제를 나몰라라하는 집단으로 몰고 있습니다.
나라의 자주권을 지키고 식량자급을 실현하고 국민의 건강을 위해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 공급하는 것은 이제 정부의 몫도 아니고, 식량수출국들의 주장에 놀아나 수입을
확대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우리 농업의 미래는 "투자협정·WTO 반대 국민행동"과 전국의 농민들이
함께 지키고 가꾸어갈 것입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