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8번 : 수출 늘수록 日의존 심화 |
| 글쓴이: 매일경제 |
등록: 2004-07-06 18:04:19 |
조회: 1144 |
수출 늘수록 日의존 심화
[매일경제 2004-07-06 18:02]
대일 무역적자가 올해 상반기에만 100억달러를 넘었다.
6일 산업자원부는 올 들어 6월 20일까지 일본에 대한 수출은 99억6700만달러
인 반면 수입은 213억9300만달러로 적자 규모만 114억2600만달러에 달한 것으
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대일 무역적자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해 190억
37 00만달러를 넘어 2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일 무역적자의 심각성은 산업구조 종속화에 따라 개선이 쉽지 않다는 데 있
다.
국내 5대 수출품인 반도체,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선박은 올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4.4%에 달한다.
5대 수출품목 비중은 2001년 38.9%, 2002년 42.4%, 2003년 43.2%로 해마다 높
아지는 추세다.
반면 일본에서 들여오는 주요 수입품목은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장비, 전자응
용기기, 자동차부품과 계측제어분석기 등. 국내 5대 수출품목에 꼭 필요한 부
품이 대부분이다.
한국으로서는 수출이 잘 될수록 대일 무역적자가 늘어나게 되는 구조인 셈이
다 .
5대 수출상품은 일본 부품 의존도가 높은 것은 물론 고용유발 효과도 낮다.
그 러다보니 수출이 늘어도 내수가 살아나지 않고 고용도 늘지 않게 된다.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 현상은 이처럼 한국 산업구조의 취약성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논의중인 한ㆍ일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FTA가 체결되면 질 좋은 일본 부품은 물론 이제껏 많지 않았던 완제품
까 지 낮아진 관세장벽을 뚫고 물밀듯이 들어와 한국 산업을 황폐화시킬 수 있
기 때문이다.
이홍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팀장은 "부품소재를 중심으로 한 대일 무역적
자가 커지면서 한국 중소 부품소재 기업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며 "부품
산 업과 중간재의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한국이 중간재 수출로 큰 흑자를 내
고 있는 대중 무역에서도 일본에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누적된 대일 적자만 2100억달러=한국 제1수출품목은 반도체. 올 들어 6월
20일까지 119억5600만달러어치나 수출했다.
같은 기간 제1수입품목도 반도체로 115억1300만달러에 이른다.
반도체의 무역흑자 규모는 기껏해야 4억4300만달러에 불과하다. 반도체 수입
물 량 중 상당 부분이 일본산이다. 게다가 반도체 제조용 장비도 일본에서 올
들 어 6월 20일까지 9억3900만달러어치나 수입했다.
대일 수입은 올 들어 매월 평균 30%대(지난해 동월 대비)의 높은 증가세를 보
였다. 1분기 32.2%의 수입증가율을 기록한 데 이어 4월 33.9%, 5월 35.5%, 6
월 1~20일 32.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대일 무역적자는 무역통계가 체계화된 60년부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추세다.
40여 년 동안 누적된 대일 무역적자만 2100억달러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대일 무역적자는 60~69년 23억달러, 70~79년 145억달러,
80 ~89년 353억달러, 90~99년 1001억달러였다.
2000년부터 올해 6월 20일까지는 무려 666억6500만달러에 달한다.
99년 82억달러를 시작으로 2000년 113억6200만달러, 2001년 101억2700만달러,
2002년 147억1300만달러, 지난해에는 190억3700만달러로 해마다 신기록을 세
우 고 있는 것이다.
물론 대일 수출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11%이던 대일 수출증
가율(지난해 동월 대비)은 2월 41%, 3월 39%, 4월 30.2%, 5월 39.4%, 6월
31.4 % 등 5개월 연속 30%를 웃돌았다.
주요 수출품목은 컴퓨터ㆍ철강ㆍ일반기계 등. 하지만 수출 증가는 갈수록 커
지 는 무역적자폭을 줄이기에는 아직 요원한 상태다.
◇ 대일 무역적자는 내수 침체의 주 요인=한국 산업구조는 열심히 수출해 번
돈을 고스란히 일본에 갖다바치는 꼴이다.
그러다 보니 국내에 남는 부가가치가 적고 수출 호황이 내수산업 회복이나 가
계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
산업연관 분석(2000년 기준)에 따르면 5대 수출품목 중 1위인 반도체의 수입
유 발계수는 0.503. 10달러어치 반도체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5달러어치를 수입
해 야 한다는 얘기다.
컴퓨터 수입유발계수는 0.551, 휴대폰이 주종인 무선통신기기는 0.489에 이른
다.
이는 정보기술(IT) 강국임을 자랑하는 한국이 실제로는 수입 부품에 의존해
성 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산업구조는 90년대 이후 IT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제조업의 수입유발계수
는 90년에 0.245였다가 95년에 0.254로, 2000년에는 0.286으로 크게 높아졌다.
10억원어치를 생산하는 데 따른 고용인원을 의미하는 취업유발계수의 경우 반
도체는 5.3명, 컴퓨터는 9.2명, 무선통신기기는 8.4명에 불과해 전체 산업평
균 20.1명에 크게 못미친다.
이 같은 수치는 첨단산업의 수입의존도(특히 대일 수입의존도)가 높아 국내
고 용효과가 크게 떨어지고 있음을 증명한다. 고용이 늘지 않는 것은 그만큼
가계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수출이 주로 반도체를 비롯한 IT분야
에 서 이뤄지는데 여기에 필요한 생산설비를 주로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
문에 수입유발계수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장비 부품의 원
천기 술 개발없이는 대일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이 요원하다"고 말했다.
<김상민 기자 / 황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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