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간투자협정 지연될 듯

      한겨레신문  98.02.19  10면 (외신) 뉴스         204자
 
        【파리=권태선  특파원】  올  4월  기본골격을  마련해  연내에  출범키
      로  계획됐던  다자간투자협정(MAI)의  연내타결은  사실상  불가능해졌
      다.
        도널드  존스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17일  협정
      과  관련한  정치적  쟁점타결을  위해  열린  고위급회담  뒤  기자회견을
      열고  “4월까지  협정의  기본골격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보장하기  어렵
      다”고  시인했다.       

한국 협상단 “문화는 뒷전”(취재파일)

       한겨레신문  98.02.19  02면 (종합) 기획·연재   930자
 
        다자간투자협정  쟁점사항  타결을  위한  고위급  회담을  열흘  남짓  앞
      두고  자크  랑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르몽드〉에  협정의  주권침
      해적  성격을  비판하는  글을  기고했다.
        그의  글은  프랑스  문화계의  협정반대운동에  불을  붙여  영화음반업자
      들은  17일  대규모  반대집회까지  열었다.  결국  카트린  트로트만  문
      화장관도  “국가  정체성의  규정자인  문화를  투자자유화  대상에서  제외
      해  협정의  일반적  예외규정에  넣지  않으면  협정에  서명할  수  없다”
      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자국문화의  정체성을  고수하려는  프랑스  정
      부·언론·문화계의  3중주는  “4월협정  타결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
      ”으로  몰고간  주요  요인이  됐다.
        이런  프랑스  태도에  대해  한국은  “국별유보로  해결하라”고  대응했
      다고  협상에  참여한  한  관리는  전했다.  “우리에게  문화부분은  그렇 
      게  중요한  사안은  아니다”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이에  대한  기자들
      의  비판적  질문이  거듭되자  문화부분  전체를  뭉뚱그려  예외에  넣는
      것보다는  “시청각산업에  대한  유보  등으로  내용을  투명하게  하는  것
      이  더  국익에  기여할  것”이라는  뜻이라고  수정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문화를  경시한다는  인상을  지우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금융위기  후  예금분야를  제외한  거의  모든  금융관련부분이  개방됐는
      데도  한국이  내놓은  유보리스트의  3분의  2는  금융분야에  관련된다.
      이것이  실익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협상단쪽의  다른  관리
      는  금융위기라는  특수사정에서  비롯된  현재의  개방이  앞으로  야기할
      수도  있는  문제에  대한  대응방안  확보를  위해서도  유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표부의  다른  관리는  “죽은  자식  살리려다  산  자식까지
      잃게  되는  것은  아닌지”라고  우려했다.  투자협정  협상에는  어떤  분
      야를  유보받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에서  양보를  하지  않을  수  없도록
      ‘예외의  균형원칙’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파리/권태선  특파원 >

다자 투자협정/4월 타결 힘들듯/OECD 회담 성과 없어

      조선일보    98.02.19  08면 (외신) 뉴스         442자
 
        【파리=김광일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외국인  투자
      자유화를  위해  지난  3년간  추진해온  다자간투자협정(MAI)이  회원
      국간  이견  때문에  목표  시한인  오는  4월까지  타결이  힘들게  됐다.
        한국은  최근의  금융위기를  넘기면서  원칙적으로  외국인  투자  자유화
      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MAI의  조기  타결을  지지해왔다.한국을
      포함  OECD  29개  회원국과  5개  옵서버국  대표들은  16­17일
      이틀간  파리에서  MAI  타결을  위한  고위급  회담을  가졌으나  상당수
      주요  현안에  대해  회원국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도널드  존스턴  OECD  사무총장은  17일  『4월  각료회의에서의
      타결을  보장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으며  미국  대표단도  별도  성명
      을  통해  OECD가  추진중인  협정안이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밝혀  4월  시한내  타결  불가를  시사했다.                             

미 문화시장 개방 요구에 세계가 긴장/암초 만난 다자협상

      동아일보    98.02.18  08면 (외신) 해설       1,158자
 
      ◎OECD국  불서  회담/“개방  허용하면  달러문화만  생존”/합의가능
      성  희박
        문화활동에  대한  투자도  국가간  경제협상의  대상인가.
        16일  파리에서  시작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다자간투자협
      정(MAI)체결을  위한  협상이  갑자기  뜨거워  졌다.  문화활동에  대
      한  외국인  투자를  완전  개방하는  문제가  주요  의제로  올랐기  때문이
      다.
        MAI협상은  회원국들이  모든  외국인  투자에  대해  내국인의  투자와
      같은  대우를  하는  투자  완전자유화를  목표로  3년  전  시작해  현재
      막바지에  이른  다자협상.  17일까지  이틀  동안  한국을  포함한  29
      개  OECD  회원국이  벌이는  막바지  협상에서  문학  음악  미술  영화
      방송  등  문화활동에  대한  투자를  MAI에  포함할  것인지  여부가  쟁 
      점이다.  예컨대  미국이  프랑스나  한국에  영화  프로덕션을  만들어  직
      접  제작한다거나  방송사와  출판사를  설립,  운영할  경우  닥칠  문화충
      격에  대해  회원국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문화활동을  예외로  하자고  강력히  주장하는  나라는  프랑스와  캐나다
      .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회원국들은  적극적인  의사표명을  하지  않아
      도  이들  두  나라에  동조하는  입장이다.
        회원국간에는  문화의  국가간  장벽이  완전히  허물어지면  오직  미국문
      화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데  공감을  이루고  있다.  특히  캐나다는  지
      리적으로  미국과  붙어있어  문화투자가  개방되면  독자문화는  완전히  사
      라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는  반대의  선봉에  서있다.  문화대국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국
      제무대에서  점점  영향력을  잃고  있는  프랑스어에  대한  위기감이  겹쳐
      있기  때문.  영화  방송  오디오  비디오  및  도서출판  등에  대한  외국
      인  투자가  완전  개방될  경우  국내에서조차  프랑스어의  존립기반이  흔
      들릴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프랑스의  18개  예술인단체가  16일  파리에서  모임을  갖고  문화활
      동  투자를  협상에서  제외하는데  최선을  다하라고  프랑스  정부에  촉구
      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였다.  프랑스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때도
      문화분야의  예외를  주장해  이를  관철했었다.
        이  문제는  워낙  예민한  사안이어서  내달  27,  28일  열리는  O
      ECD각료회의에서  정치적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문
      화의  독자성을  지키려는  회원국들의  입장이  워낙  완강해  미국이  양보
      하지  않는  한  3년간  끌어온  MAI협상타결이  또다시  미뤄질  수도
      있다.〈파리〓김상영  특파원〉                

빈곤의 세계화·신국제경제의 논리/“국제통화기금은 민주주의의 적”

      한겨레신문  98.02.17  14면 (문화) 기획·연재 1,614자            사
 
      ◎‘빈곤의  세계화’­“구제금융은  전  세계적  외채증폭  유발  국제금융
      자본만  살찌워”/‘신국제경제의  논리’­세계경제구조  새  흐름  가치중
      립적  자세서  분석
        많은  사람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이른바  ‘개혁조처’를  양날
      의  칼에  비유한다.  과연  그런가.  제3세계  여러  나라  정부와  국제
      기구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미셸  초스도프스키(캐나다  오타와
      대  경제학  교수)는  〈빈곤의  세계화〉(이대훈  옮김,  당대  펴냄)에
      서  국제통화기금을  ‘민주주의의  적’으로  규정한다.
        일종의  세계체제  연구조사보고서인  〈…세계화〉는  80년대  초부터
      국제채권단이  개발도상국가에  부과하는  경제구조조정  과정에  초점을  맞
      추고  있다.  결론은  책  이름  그대로  ‘빈곤의  세계화’이다.  ‘시장
      의  자유’를  외치는  신자유주의의  전도사,  국제통화기금은  ‘전세계적
      외채  증폭’을  통해  가난한  자(국가)의  부를  빼앗아  그렇지  않아도
      “배가  터질  지경인  국제금융자본을  더욱  살찌운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94년  190억달러에  불과했던  제3세계의  외채규모는  현재  2
      조달러로  늘어난  상태다.  선진국도  예외는  아니다.  80년대  이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공공외채는  13조달러(95년
      현재)에  이를  정도로  엄청나게  늘었다.  이는  OECD  국가  국내총
      생산액의  72.9%에  이르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주가  차익을  노려  전세계  금융시장을  ‘광속’으로  누비는
      국제금융자본의  운동을  지속시키기  위해  각국  정부는  상환불능  대출금
      을  포함해  기업과  은행의  손실을  체계적으로  ‘공공채무’로  바꿔준다
      .  ‘시장의  실패’를  온  국민의  부담으로  떠넘기는  것이다.  때문에
      “국제금융자본은  무슨  짓을  해도  손해보지  않는다.”  그  와중에  국
      민국가와  세계시민은  죽어가고  소수  국제금융자본과  초국적  독점기업만
      이  “장막  뒤의  권력자”,  곧  ‘빅  브라더’로  군림한다.
        브레튼우즈체제의  두  축인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이  앞장서  밀어붙 
      이는  ‘구조조정  계획’의  귀결은  ‘인류의  퇴화’나  다름없다.  예컨
      대  지은이는  소말리아  기근의  진정한  원인을  80년대  초  국제통화기
      금과  세계은행의  ‘시장개입’에서  찾는다.  70년대까지만  해도  목축
      과  소농경영으로  식량자급국이었던  소말리아는  ‘세계화’의  대가로  국
      민경제가  무너져  “죽음을  통해  빈곤을  영원히  추방하는”  기근을  얻
      었다는  것이다.
        옮긴이  이대훈  참여연대  협동처장은  “세계의  시민사회운동단체들이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  투기자본,  다자간  투자협정을
      98년  사회운동의  4대  대상으로  설정”해  국제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고  전한다.
        〈빈곤의  세계화〉가  ‘세계화’를  비판적으로  가치판단했다면,  〈신
      국제경제의  논리〉(이토  모토시게  지음,  류화선  옮김,  거름  펴냄)
      는  가치중립적으로  새로운  국제경제의  내적  논리를  분석·해설한다.
      모든  것이  변화하는  시대에  “국제  경제의  움직임이  한  나라의  경제
      에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만은  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신국제경제…〉는  ‘외환  거래와  환율’  ‘국제자금과  국제금융시장’
      ‘국제무역의  기본구조와  무역체제의  변화’  ‘직접투자와  기업경영’
      따위의  틀을  통해  국제경제의  흐름을  파악할  길을  연다.  그러나  그
      길이  대체로  미국  등  선진국의  논리를  따르고  있는  대목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이제훈  기자>

세계화와 국민주권/최병권 주불 특파원(특파원 칼럼)

      문화일보    98.02.16  06면 (해설) 칼럼·논단 2,063자                    J
 
        16일부터  이틀동안  파리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회원국  고위급  협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지난  95년부터  출발한  다
      자간투자협정(MAI)협상을  최종  마무리하기  위한  회의이다.  이번
      회의가  예정대로  잘  진행되어  지난  20여  차례의  실무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회원국들  사이의  여러  정치  쟁점  타결에  성공을  한다면  오는
      4월27일  파리에서  다시  각료회의가  열려  MAI채택이라는  역사의
      새  장이  열리게  된다.
        관세·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과  이를  뒤이은  세계무역기구
      (WTO)가  우루과이라운드(UR)의  농산물  등  상품  거래의  자유화
      를  보장하는  법  제도의  틀이라면  MAI는  돈과  금융자산의  자유화를
      보장하는  법  제도의  틀이다.  단지  다른점이  있다면  WTO가  거의
      세계  모든  국가들을  법  적용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비해  MAI는 
      우리를  비롯한  OECD  29개  회원국들을  적용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MAI를  세계화의  헌법으로  부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말하
      자면  MAI가  조인되고  이것이  각  회원국  의회에서  비준을  받아  효
      력을  발생하게  된다면  국민국가의  국경을  허무는  세계화작업이  법  제
      도의  장치를  갖춘채  본격화하는  것을  뜻한다.  그런만큼  MAI가  갖
      고  있는  역사적인  의미는  엄청나다.
        MAI는  갖가지  예외  규정과  유보  사항을  인정하고  있지만  국민국
      가가  자국민이든  아니든  직접  투자자에게  차별  대우를  하지  않을  것
      임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  자본의  국적을  따지지  말자는  것인
      데  이렇게  되면  결국  다국적  자본과  여기에  대응하는  민족  자본  등
      의  용어가  갖는  뜻을  잃게  될  것이고  따라서  모든  자본은  동일하며
      자본이  가는  길  앞에  가로막아  설  자  누구냐는  식의  자본의  탈국적
      을  특징으로  하는  세계화의  신시대가  열린다는  것이다.
        미국의  발의로  시작된  MAI협상은  그동안  가다가  서고  다시  걸음 
      을  옮기며  그런대로  꾸준히  진행이  되어  협상  타결의  막바지에  이르
      는데  성공을  했다.  그런데  마지막  고비에서  협상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거나  아니면  본래의  목표에서  크게  이탈한  모양만의  자본  자유
      화의  세계화  틀이  갖춰질지  모를  사변이  벌어지고  있다.  프랑스가
      세계화를  미국화로  보면서  MAI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처음에는
      예술인과  영화인,  작가와  지식인들이  문화에  있어서의  ‘프랑스적인
      예외’를  인정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나오더니  그  다음에는  국회의원
      들이  그리고  또  그  다음이자  마지막으로  프랑스  정부가  미국  주도의
      MAI에  정면으로  항거하고  있다.
        자크  랑은  프랑스의  젊은  엘리트  지식인이자  미테랑  정부에서는  문
      화장관을  지냈고  지금은  프랑스  국민의회  외교분과  위원장으로  있다.
      이런  랑이  지난주  르  몽드지에  프랑스의  대미  선전포고와  같은  ‘M
      AI는  우리의  적’이라는  긴  글을  싣고  있다.  여기서  랑은  세계를
      파괴하려는  흉악한  기계가  지금  국제기구의  무대  뒤에서  돌아가고  있
      다며  세계무역을  탈규제화한데  이어  이번에는  자본  이동의  규제를  철 
      폐해서  투자의  총체적인  탈국가화를  목적으로  삼는  거대한  역사의  작
      업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마디로  랑은  MAI를  GATT와  WTO에  이은  또  하나의  강력
      한  아메리카의  세계  헤게모니로  보고  있는  것이다.  랑의  이같은  글
      에  잇따라  카트린  트로트만  프랑스문화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문화와  교
      육은  국민국가의  혼과  같은  것이어서  할리우드  자본이  프랑스와  유럽
      의  영화와  영상산업,  매스미디어를  넘보게  하는  MAI라면  프랑스는
      분명히  MAI에  조인하지  않을  것임을  밝히고  있다.  이것이  이른바
      흔히  말하는  ‘문화에  있어서의  프랑스적인  예외’이다.
        그리고  13일에는  조스팽총리가  파리주재  외국  특파원들에게  총리실
      설명문을  보내  프랑스적인  문화의  예외가  인정되지  않거나  미국이  쿠
      바와  이란,  이란을  제재하기  위한  아마토법이나  헬름스­버튼법과  같
      은  국내법을  계속  국제사회에까지  적용하려  하고  자본  이동의  자유화
      란  명분  아래  피투자국의  노동조건과  환경보호가  보장되지  않을  경우
      MAI에  반대한다는  프랑스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번  밝히고  있다. 
     민주주의와  국민국가의  주권이  국제  금융자본의  그물망  안에  포로가
      되고  있다는  프랑스  시민단체들의  표현처럼  세계화와  국가  주권이  날
      카롭게  충돌하고  있다.

‘글로벌 룰’ 체질화 하자(우린 해낸다:5)

      중앙일보    98.01.06  01면 (종합) 기획·연재 1,863자              
 
      ◎법  무시하는  ‘한국식  뒷거래’  근절/국제규범  맞춰  ‘게임법칙’
      지켜야
        한보  부도  4개월  전인  96년  9월.  주거래  은행측은  전문기관에
      이  그룹의  신용도  평가를  의뢰했다.  재무구조·담보능력  등을  종합
      평가한  신용점수는  대출심사  적격기준  60점에  한참  미달되는  41점
      .
        그러나  은행은  이  평가를  무시한  채  추가로  2천억원을  지원했다.
      검찰수사  결과  이는  한보측  로비와  정치권  청탁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  경제를  멍들게  한  부실  대출관행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IMF체제  극복은  단순히  경제구조  개혁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  현재의  난국은  우리  사회를  움직여온  시스템의  모순과  그  부작용 
      이  누적된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따라서  부도위기까지  몰렸던  국
      가를  재건하는  과정은  사회  전체의  총체적  체질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
        그  작업은  한마디로  우리  사회에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복원하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IMF  프로그램은  우리에게  고통과  함께  그같
      은  개혁의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것은  ‘한국방식’을  버리고
      ‘글로벌  룰’을  체질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촌  어디에서나  적용되는  ‘글로벌  룰’은  투명성이  특징이다.
      정부  정책결정이나  기업  경영활동이  투명하지  않고서는  무너진  한국경
      제의  신용이나  경쟁력을  되살릴  수가  없어진  세상이다.
        최근  외환위기때  외국인들이  썰물처럼  한국경제를  떠나간  것도  “도
      대체  한국기업의  회계장부와  정부의  정책을  믿을  수  없다”는  불신감
      이  결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미셸  캉드쉬  IMF총재는  얼마전
      “‘이웃의  문제’가  곧  ‘내  문제’로  파급되는  글로벌화된  세계에서
      자기를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투명해지는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투명한  사회에선  뇌물이나  부패  관행이  살아남을  수  없다.  특정지
      역  출신이라고  해서,  국적이  다르다고  해서,  피부색이  틀리다고  해
      서  차별할  수도  없게  된다.  우리나라에도  이같은  기운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IMF와  외국투자가들이  우리에게  맨  먼저  내건  요구사항도  각종
      정보와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것이었다.
        지난  연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채택한  ‘부패방지협약’이
      나  오는  4월  타결될  ‘다자간투자협정(MAI)’도  이같은  흐름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당장  부패방지협약이  올해  안에  발효되면
      외국  공무원들에게  적당히  뇌물을  쥐어주고  공사를  따내거나  이권을
      챙길  수  없게  된다.  뇌물을  준  사람이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물론
      이고  애써  거둔  사업수익도  몰수된다.  2중장부를  만들거나,  부채를
      늘려잡는  기업도  처벌을  피할  수  없다.  비자금  조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는  얘기다.                                                     
        부패방지협약이  해외경영을  투명하게  하라는  것이라면  MAI는  국내
      시장에서  내외국인간  차별을  두지  않겠다는  국제적  약속이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  금융기관에  비해
      차별을  받은  경우  소송을  통해  해당정부로부터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학연·지연을  따지거나  뇌물의  크기로  누구를  봐주고  특혜를
      줘온  ‘한국  방식’대신  공정한  ‘게임의  룰’을  정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지난  수십년동안  고속  압축성장이라는  목표지상주의에
      빠져  공정한  게임의  룰을  상실한  채  지내왔다.  원칙보다  정실이  앞
      서고  편법·탈법이  판을  쳤다.
        법정관리·화의사건을  전담하는  서울지법  민사합의50부  오석준  판사
      는  “현재의  경제위기는  법과  규정을  규제로  잘못  이해하고  잘  안지
      키는  우리  기업문화  영향도  있다.  부실기업들의  경우  규정을  무시한
      회계처리  등으로  채권은행과  투자자를  속이는  잘못된  경영행태가  자주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IMF시대에  ‘한국  방식’은  더  이상  통
      하지  않는다.  다시  일어서기  위해선  상식과  원칙이  통하고  공정한
      게임의  룰이  살아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