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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UR 폭풍 뒤에 찾아오는 MR 태풍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을 중심으로 한 주요 농산물 수출국, 이른바 '케언즈 그룹'은 채소, 과일, 곡물가공품 등 식품과 유지(油脂) 종자에 관한 관세철폐와 완전자유화를 끊임 없이 요구해 왔다. 특히 WTO 차기협상에는 이에 대한 의제가 이미 설정되어 있는 상태여 서 국내 농업계에는 이미 비상이 걸린 상태이다.
농림부에 따르면 6월 27일부터 30일까지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APEC 통상장관 회담에서 의장국인 뉴질랜드는 농산물 수출국의 입장을 반영, 해당품목에 대한 관세를 조 기에 자유화하자는 내용의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 제안서에는 채소, 과실, 곡물가공품 등 식품 전반을 2004년까지 무관세로 하거나 5% 이하로 낮추고 콩, 참깨, 들기름 등 유지종자와 관련 제품에 대해서는 2002년까지 관세를 철폐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APEC 통상장관회담에서 이 제안서가 채택됐을 경우 올 11월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WTO 각료회담을 시작으로 내년 초부터 본격화할 WTO 차기협상(밀레니엄 라운드)에서 식품과 유지종자 등에 대한 조기 관세자유화가 기본틀로 작용하여, 이르면 내년부터 우리 나라는 농산물을 포함한 관련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상황이다.
뉴질랜드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한국 측은 이 회담에서 일본과의 공조를 통해 식품과 유지종자에 대한 관세철폐 및 인하문제를 WTO 차기협상에서 논의토록 하는 등 일단 백 지화시켰지만 11월부터의 협상을 피해갈 도리는 없다. 이미 UR로 황폐화된 한국 농업은 다시 한번 완전히 무방비 상태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채소, 과실, 곡물가공품, 유지종자 등은 94년초 UR이 타결될 당시 수입자유화하는 대신 국내 가격차만큼 고율의 관세를 부과키로 한 품목으로 현재 채소와 과일은 평균 50% 정 도, 일부 곡물가공품은 최고 5백% 이상의 관세가 각각 부각되고 있다.
특히 참깨와 대두의 경우 관세율이 각각 6백40%와 3백60%에 달해 이들 품목의 조기 관세자유화가 이뤄질 경우 해당품목을 생산하는 국내 농가는 가격 경쟁력을 잃어 사실상 생산이 불가능해 질 것이다.


열받아서 소주 한잔?

일본의 주세법은 1도 이상의 알콜을 10개의 종류로 나누어 과세하고 있었는데, 대 체로 소비자의 담세능력을 고려하여 고품질, 고가의 주류에 대하여는 고율의 세금이 부과된다. 세율은 알콜도수에 따른 종량세를 원칙으로 하여 책정되어 있다. EC는 일 본에 주로 고급, 고가의 양주를 수출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율의 세를 적 용받고 있는 입장이었다. EC는 1995. 6. 21. GATT 제22조 및 분쟁해결양해DSU) 제4 조 제1항에 근거하여 일본을 상대로 화주(spirits : 특히 보드카, 진, 럼, genever), 위스 키/브랜디 등이 소주와 동종상품 내지 적어도 직접 경쟁적이거나 대체 가능한 상품이 므로 일본의 주세법이 이에 대하여 일본산 소주보다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GATT 제3조 제2항의 내국민대우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WTO에 협의 요 청하였는바, 이후 캐나다, 미국도 유사한 이유로 협의 요청하였다. 그러나 협의를 통 하여 당사국들간에 만족할 만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게 되자 1995. 9. 27. 분쟁해결 기구(DSB)는 제소국들의 제소를 다룰 단일패널을 구성하였다.
그 결과 1996. 7. 11. 보드카와 소주는 동종상품이고 일본 주세법은 이에 대하여 차등과세하고 있으므로 제3조 제2항 제1문을 위반하였고, 기타 화주와 소주는 직접경 쟁적이거나 대체가능한 상품이며, 일본은 자국산 소주를 보호하기 위하여 위 주세법 을 적용하여 수입화주 등에 대하여 소주에 비하여 더 높은 세율을 부과하고 있으므 로 제3조 제2항 제2문 위반이라는 내용의 패널보고서가 채택되고, 같은 해 10. 4. 위 패널 결론을 원칙적으로 지지하는 항소기구 보고서가 채택되었다.
결국 일본은 패소하였고, WTO에 의거하여 국내 주세법을 대폭 손질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일본은 최소한 외국 양주에 대한 주세를 대폭 내리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현재 일본은 패널채택일로부터 15개월 후인 1998년 2월까지 법개정 등 패널 의 결정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일본이 제출한 집행방법에 대해서 관련국 들은 동의하였다고 한다.

이 불똥은 결국 5천만의 국민주, 한국의 소주로까지 튀었다. 문제는 WTO로 대표 되는 국제경제체제는 모든 구성원에게 획일적 기준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동종상품의 판단에 있어서 객관적 기준이 원용될 뿐, 그 나라 소비자들이 고유하게 가지는 기호 라든가 대중주로서의 소주 산업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조차 인정되지 않게 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도 위스키나 브랜디에 대해서는 100%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고, 희석식 소주(보통 우리가 먹는 소주)에는 35%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소주 에 비하여 위스키 등 양주에 더 무거운 세율을 부과하고 있던 우리나라의 주류에 부 과되는 주세 및 교육세도 미국과 EC에 의하여 1997.4.4. WTO 패널절차에 회부된 것 이다. 이제 우리는 소주값을 인상하거나, 양주값을 인하해야 하는 처지에 직면하고 있다. 아니면, 둘 다가 조금씩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반 민중들이 즐겨마시는 소주에 대한 세금조차도 우리의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다. 소주 값이 오른다면, IMF의 시름에 잠겨 있는 민중들에게는 또 하나의 고통이며, 그 부담은 고스란히 민 중들에게 전가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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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고침 2000/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