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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빵은 줄이고 무기는 늘려라!

정부는 올해 발표한 '국방중기계획안'을 통해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매년 5.5-5.6%가량 씩 국방비를 증액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투자되는 군사비규모는 모두 81조 5천억원에 달하게 되며, 국민일인당 국방비 부담액수도 매년 3-4만원씩 늘어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정부는 무기도입을 위한 사업들에만도 무려 26조 7천억원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각종 첨단무기도입을 둘러싼 군수무역또한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다시말해 경제위기속에서 지난 몇년간 주춤거렸던 군비지출 과 군수무역이 다시 증가추세로 돌아서는 상황은 교육, 복지등과 같은 여러 사회적 프로그 램들이 축소되고 있는 것과는 무척이나 대비되는 상황이다. 특히 실업자가 400만을 육박하 고, 그야말로 민중의 생존권이 '바닥을 향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IMF시대'엔 쉽사리 이 해하기 힘든 측면조차 존재한다. 그야말로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때, 경제가 어렵고 민중 의 생존권이 흔들리고 있다면, 군사비삭감을 통해 실업기금, 복지예산같은 것을 확충하는 것이 더욱 자연스러운 길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 아이러니한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사회적 공공성을 위한 여러 프로 그램들은 날로 축소되고 있는데, 왜 유독 군사비와 무기거래는 확산되고 있는 것일까? 물 론 여러가지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군사적으로 불안정한 동북아시아의 상황이 거론될 수 도 있고, 분단구조 속에 내재화되어 있는 군비증강의 논리를 되집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군비증강이라는 '아이러니'가 한국뿐만이 아닌 경제파탄과 구조조정을 경험하고 있 는 여러 제 3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는 순간, 우리는 군사주의 의 발호를 자극하는 또다른 대상에 눈을 돌려야할 필요를 느낄 수 밖에 없다. 그 대상은 바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라는 실체이다. 특히 WTO 밀레니엄라운드에서 재논의될 것으로 알려진 MAI에서는 군사주의의 발호를 자극하는 직접적인 신호들을 발견할 수 있다.
시민-민중운동의 저항과 프랑스라는 문화적 예외로 인해 그 논의가 중단된 MAI에는 모든 협약당사국들이 동의하는 단 하나의 의제가 있었다. 군사비와 무기생산의 경우 앞으 로도 자유롭게 정부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국가안보'라는 이해를 이 행하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들은 명확하게 MAI가 강요하는 신자유주의적 조치들로부터 제 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군대, 무기체계개선및 무기생산, 그리고 군수산업에 대 한 직접적인 정부지출등이 포함된다. 다음과 같이 MAI에 나와 있는 관련조항을 보면, 이 같은 우리의 생각이 거짓이 아니라는 점이 입증된다. 인용하자면,

"A. 협약당사국들은 필요불가결한 안보상의 이해를 위해 그에 상응하는 어떠한 행동도 취할 수 있다. (그리고 안보상의 이해를 위한 프로그램에 포괄되는 것으로 다음의 것들이 지적되 고 있다) a.전쟁이나 분쟁발발시, 또는 국제관계상의 다른 위급상황이 벌어졌을 경우 b.대량 살상무기의 비확산에 관계된 국제조약이나 국가정책의 이행에 관련하여 c.무기및 탄약생산과 관련하여"

위에 언급한 각각의 조항이 어떻게 군사주의와 연결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 를 기약하도록 하자. 다만 여기에서는 군비지출 및 무기생산에 대한 MAI의 보호가 어떠한 일반적인 '공해들'을 낳고 있는지 언급해보는 것으로 하겠다. 우선 MAI에 따라 비군사분야 에 대한 연구및 개발비용에 제한이 가해지게 되면, 그동안 사회적 공공성을 위해 쓰였던 연구기금들은 신자유주의적 조치들속에서 보호되고 있는 군사부문, 특히 무기개발을 위한 연구로 더욱 많이 흘러 들어가게 될 것이다. 즉 국가안보라는 명목만 있으면, 무기와 관련 된 사회적 기금은 어떠한 제제조치없이 확대되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이 미 발견되고 있다. 자유무역지대를 이미 경험하고 있는 캐나다의 경우, 97년에 국방과학기 술분야에 대한 계약을 2천만달러에서 7천만달러로 증가시켰다. 반면 이와 대조적으로 환경 문제에 대한 연구및 투자기금은 1천 2백만달러에서 4백만달러로 줄어들었고, 의료부문에 대한 투자는 2천만달러에서 6백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다음으로 군비지출과 무기생산에 대 한 MAI의 보호는 군수무역을 증가시킬 수 밖에 없다.
사실 세계군수무역은 탈냉전이후 약간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자본의 세계화에 따른 무기시장의 확대와 살인을 팔고 사는 군산초국적 기업의 이해는 무기거래 의 판도를 변화시켰다. 지난 탈냉전이후 감소했었던 세계무기거래는 94년이후 세계무기거 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IMF사태이전까지 한국은 세계무기수입국 중 5위를 차지하 기도 했었다. 아시아지역에서 경제파탄으로 인한 무기거래의 감소는 잠시뿐이었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국가들은 경제위기를 오히려 안보위기로 파악해 무기구입을 다시 서두르는 모습이다. 한국 정부가 앞으로 무기를 사는데 책정한 26조 7천억원의 돈은, 산술적인 수치 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 실업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액수이다. 마지막으로 MAI와 같은 신자유주의적 조치들은 군수산업을 확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MAI 에 의해 국민국가의 경제개입능력이 약화되게 되면, 결국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의 발전등 에 대해 국가가 선택할 수 있는 자유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예를들어, 지역경제의 발전 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도되었던 이른바 공공사업들은 MAI아래에서는 외국투자자들에 의해 도전받을 수 밖에 없다. MAI아래에서 결국 정부가 초국적 자본의 제재책을 피해가면 서 지역경제를 발전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은 국가안보라는 구실로 군수산 업을 육성하는 방법뿐이다. 물론 군수산업의 육성이 단시간에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으 로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러한 상황은 우리에게 더욱 군사화된 경제체제, 다시말해 더 많은 무기생산, 더 많은 군사비지출, 더 많은 분쟁위 협등을 의미하는 군사화된 경제체제만을 가져다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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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고침 2000/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