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 협상골격 합의]협상복원 물꼬… 완전합의 먼길 
 
[동아일보 2004-08-01 18:55]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이 1일(스위스 제네바 현지시간) 도하개발어젠다
(DDA) 협상의 기본 골격 합의안을 수용함에 따라 DDA 협상이 복원되는 전기가 
마련됐다.
특히 이번 합의안은 공산품이 전체 교역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 경제로
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농업분야의 민감 사항은 ‘향후 협상대상’으로 남겨져 유불리를 판단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합의안 주요 내용=합의안 가운데 농업 민감 품목을 각국이 선택할 수 있도
록 한 것과 개발도상국 특별품목(SP)을 도입한 것은 한국에 유리한 것으로 평
가된다.
반면 민감 품목을 보호하는 대신 저율관세 의무수입물량(TRQ)을 늘리거나 관세
를 낮추는 방식으로 결정됨에 따라 한국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9월부터 시작
될 세부원칙(모댈리티) 협상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 등 농산물 수입국 그룹(G10)이 반대해 온 ‘관세상한 설정 문제’도 
세부원칙 협상의 과제로 넘어갔다.
쌀 마늘 등 300% 이상 고(高)관세 품목이 많은 한국은 관세에 상한제가 도입되
면 시장개방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
번 협상에서 가장 역점을 뒀던 분야다.
비농산물 분야에서는 관세가 높을수록 많이 감축하는 관세감축공식이 채택돼 
한국 공산품의 수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각국의 통관절차를 투명하고 신속하게 하기 위해 ‘무역원활화’ 협상을 출
범키로 함에 따라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장기적으로 무역환경 개선에 따
른 혜택을 볼 전망이다.

▽개도국 지위 확보가 관건=이번 DDA 협상 기본골격 합의안에서 눈여겨 볼 대
목은 개도국이 농산물 가운데 SP를 지정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 개도국이 아
니면 시장개방이 원칙인 DDA 협상에서 이 같은 ‘특혜’ 조항의 혜택을 볼 수 
없다.

이에 따라 ‘개도국 지위’를 확보하는 것은 앞으로 다른 나라와 양허안(시장
개방 이행계획서)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가장 큰 통상이슈로 떠오를 전망이
다.

한국은 10년 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당시 개도국 지위를 전제로 한 관세
감축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때에도 농업에 
관해서는 개도국임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미국이 최근 한국은 개도국이 아니라는 의견을 공론화하고 있는 데다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선진국과 개도국의 중간 위치를 인정받은 사례를 감
안하면 개도국 지위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쌀 협상 안개 속으로=DDA 협상은 미국 호주 등 9개 국가와 진행 중인 쌀 협
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초 DDA 협상 시한은 내년 1월 1일까지였으나 WTO 일반이사회는 내년 12월 홍
콩에서 열리는 제6차 각료회의 때까지 협상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올
해 말까지 협상을 마쳐야 하는 쌀 협상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
다.

정부는 일단 관세화를 통한 시장개방보다는 의무수입 물량을 늘리면서 관세화
를 유예받자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DDA 세부원칙 협상 결과에 따라 정부의 ‘쌀 관세화 유예’ 원칙이 바
뀔 수도 있다.

차지완기자 cha at donga.com
송진흡기자 jinhup at 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