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논평] 교육은 산업이 아니다
정운찬 총장의 천박한 교육관에 대하
여
정운찬 총장이 또 입을 열었다. “원자재가 좋지 않으면 물건 만드는 기술이
뛰어나도 좋은 물건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고를 자부하는 대학의 총장
이 학생을 원자재와 물건쯤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데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
다. 또한 대학을 상품 찍어내는 공장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한 나라의 교육정책
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것에 심한 우려가 느껴진다.
정운찬 총장은 또 “교육의 목적은 한편으로는 가르치는 데 있지만 다른 한편
으로는 솎아내는 데도 있다”며 고교평준화제도에 반대하고 나섰다. 참으로 어
처구니가 없다. 교육(敎育)의 교(敎)자도 모르는 사람이다. 그리고 천박하다.
중등교육의 가장 큰 목적이 인성의 바른 발전에 있음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교육의 목적이 우열을 가리고 열등한 학생을 솎아내는 데 있다는 말을
서슴지 않고 내뱉다니 그 용기는 어디에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대한민국 학생 0.1%를 위해 서울대가 존재한다는 정운찬 총장의 말은 압권이
다. 교육은 공부 잘하는 우등생들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말이다. 서울대의 다수
가 서울지역 출신이며 그 중 또 다수가 강남지역 출신이다. 또 그 중 대다수
는 이른바 중산층 이상의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분들의 자제들이다. 교육
은 이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특권이 세습되어 이른바 신(新) 신분사회가 도래했다고들 말한다. 사회적 양극
화 현상이 심화에 심화를 거듭하고 있다. 신분의 세습과 부의 세습 그리고 이
에 따른 사회적 양극화가 절대 다수의 빈곤을 불러오고 있다. 교육의 불평등
또한 이에 못지않다. 돈에 따라 교육의 질과 그 성과가 결정된다는 것에 이견
을 다는 사람들은 없다. 교육의 불평등이 사회적 양극화 현상을 더 심화시킬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고교평준화는 교육의 불평등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대안이다. 어린 학생들
마저 돈에 의해 줄 세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서울대 입시안의 시비(是非)를
떠나 정운찬 총장의 원자재 발언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정운찬 총장은 교
육자의 자격이 없다. 원자재니 물건이니 할 바에야 차라리 공장이나 지어 떠나
라. 그러는 편이 우리 교육의 미래를 더 밝게 할 것이다.
2005년 7월 18일(월)
사회당 대변인 이영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