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450만 농민들의 삶을 벼랑 끝에 내모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고,
WTO 무역체제에 기반한
신자유주의적 농업정책 철회를 요구한다
농민으로 살아가며 농업을 생업으로 삼는게 죄란 말인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자라면 누구나 다 인정하듯이 이 땅의 농업과 농민들의 삶은
지난 94년 우르과이 협상이후 농산물 수입개방에 따라 끝 모르는 바닥을 향해
침몰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IMF 위기까지 겹치면서 국내소비는 위축되는 가운데
값싼 해외 농산물을 선호하게 되고, 생산비는 치솟는 바람에 농민들은 시름의
세월만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대책없는 농가부채로 수많은 농민들이 농약을 마시고
목을 매다는 등 생을 저버리고 있으며, 많은 농촌 젊은이들은 생계를 위해 농촌을
떠나오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기는 도시도 마찬가지인지라 부랑자로 전락하고 있다.
온갖 자연재해 때문에 한해 생계를 보장받기 힘들지라도 꿋꿋이 민중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농민들이 도대체 무슨 죄길래 이러한 고통을 강요당한단 말인가.
농업말살, 농민생존권파괴라는 신자유주의적 농업정책을 추진하는 김대중 정권
이런 와중에 김대중 정권은 농심을 달래고 농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기 보다는 오히려 농업을 말살하고 농민의 생존권을 파괴하는 신자유주의적
농업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얼마전 정부는 2004년에 추진될 쌀시장 개방 추가 협상에
대비해 쌀 증산 대책을 포기하고 쌀 수매가의 안정화 정책을 포기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쌀 관련 중장기 대책을 내놓았다. 이는 무역의 자유화, 농업·서비스를 망라한
모든 부문의 개방화라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을 농업분야에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의 일환으로 타국과 다국적곡물기업으로부터의 값싼 쌀이 자유로이 수입되는 것을
허용해 국내 쌀산업을 붕괴시키고 농민들의 생존권을 파괴하는 결과를 야기할 것이다.
한편 김대중 정권은 경제위기를 빌미로 WTO 무역 체제가 요구하는 농산물 완전개방을
추진하는 가운데, 농업강국인 칠레와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고 있다. 9월 말로
예정되어 있는 김대중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을 계기로 지난 3월초 칠레에서의 5차
협상을 앞두고 사실상 연기되었던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칠레는 농업강국으로서 세계적인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 돌(Dole),
유니프루트(Unifruit) 등의 다국적농산물기업이 대거 진출하여 대규모 직영농장을
보유하고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칠레의 농산물이 관세가 철폐된채 수입된다면 사과는
연간 피해액 940억 예상, 하우스 포도는 연간 300억원 피해 예상 등 연간 2조원이
넘는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산술적 피해와 더불어 더욱 심각한 것은 농민들의
삶의 파괴와 농업기반의 말살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김대중 정권은 이와 같은 농업에의 엄청난 피해가 예상됨에도 왜
한·칠레자유무역 협정을 추진하고자 하는 것인가? 우선 경제위기의 상황에서 공산품
수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반주변부국가으로서의 우리나라는 공산품 수출을 위해
농업을 희생양으로 삼고자 하고 있다. 일단 공산품 수출을 활로로 모색하는 것은 현재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 세계경제에 불안하게 편입하는 방식으로 수출의 판로가 막히면
경제 위기를 오히려 심화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용 절감을 위해 유연화등 노동자
민중의 고혈을 짜내는 방식으로 상품을 생산하고 있기에 그 자체로서 심각한 문제가
된다. 이와 더불어 공산품 수출지로서의 칠레는 그다지 매력이 없다는 것은 정부
기관도 인정하고 있는 바이다. 한편 정부의 이러한 농업파괴를 조건으로 한 공산품
수출 정책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이에 대한 강고한 반대
투쟁을 조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다음으로 칠레와의 농산물 자유화 협정은 미국 등 주요한 농산물 수출국들로부터
칠레와의 동등한 요구를 주장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미국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WTO 무역 체제에 적극적으로 편입되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자 하는
정권의 정책때문이다. 즉 정부는 WTO 무역체제가 요구하는 농업과 서비스 등 모든
부분의 자유화와 개방화 정책을 충실히 따르고 있음을 보여줘 국내 독점자본의
수출활로를 열어주고, 초민족적 자본의 국내 투자를 활발하게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WTO 무역체제로의 충실한 이행은 농민들은 물론이거니와
전체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을 파탄내는 가운데 국내외 초민족적 자본의 이윤만을
보장해 줄 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분노한 농민들의 투쟁은 너무도 정당하다
우리는 이처럼 농민들의 생존권과 농업기반을 말살하는 한칠레 자유무역 협정과
자유화와 개방화를 핵심으로 하는 신자유주의적 농업정책을 반대한다. 이미
내몰릴대로 내몰린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한 농민들의 분노와 투쟁은 너무도 정당하다.
자연재해야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아니 자연재해에 따른 농가의 피해는 국가가
책임을 져야하는 것도 물론이지만, 농업을 말살시키려는 인위적인 재앙은 농민과
노동자 민중의 연대로 반드시 박살내야 하는 것이다.
김대중 정권에 엄중히 경고한다. 정부는 농업말살, 농민생존권 파괴를 조장하는
신자유주의적 농업정책을 포기하고,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을 철회하라. 우리 민의련은
이를 위해 농민, 노동자민중들과 강력한 연대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2001년 9월 14일
평등사회를 위한 민중의료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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