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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번 : '2005 한국 APEC'에 거는 기대-
글쓴이: 중앙일보 등록: 2004-11-16 11:34:13 조회: 1632
'2005 한국 APEC'에 거는 기대 
 
[중앙일보 2004-11-15 21:15]  
 
[중앙일보 에드워드 M 그레이엄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잘 알려진 대로 
한국은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주최한다. 한국엔 
이 행사가 1994년 '보고르 선언'의 주요 목표들이 결실을 맺는 데 역사적 주도
권을 쥘 드문 기회가 될 것이다. 

APEC은 당시 인도네시아 보고르에서 역내 개도국끼리는 2020년까지, 선진국끼
리는 2010년까지 자유무역을 실현하자고 주창했었다. 아쉽게도 보고르 선언은 
너무 앞서갔다. 비록 자유무역이란 원대하고 값진 목표를 환기시켰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효율적인 메커니즘을 보고르 선언 이후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회원국들은 양자 간 자유무역을 채택하려 했다. 보고르 선언의 목표를 달성하
기 위해서는 APEC 회원국 간의 힘겨운 협상이 필요했지만 1994년에는 협상 의
향조차 없었다. 그건 아마도 세계무역기구(WTO)를 낳은 우루과이라운드의 최
종 단계에서 야기된 '협상 피로감'때문이었을 것이다. 사실 보고르 정상회담 
이후 몇 년간 APEC은 다소 침체됐다. 무엇보다 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그
랬다. 


그러나 2005년은 APEC에 활기를 불어넣는 데 딱 좋은 시점이다. 그 이유는 통
상 현안에 대한 협상이 최근 유행처럼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태 전
역에서는 근년 들어 APEC 회원국들이 참여한 일련의 양자 간 자유무역 협정이 
추진돼 왔다. 예컨대 일본.싱가포르, 싱가포르.미국, 호주.미국, 칠레.한국은 
이미 FTA를 체결했다. 한국은 일본.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싱가포르와 협상
을 진행 중이고 장차 캐나다.중국.멕시코.미국과도 자유무역협정을 꾀하고 있
다. 언급한 국가들은 모두 APEC 회원국이며 더 많은 협정이 APEC 권역에서 예
상된다. 


그러나 소규모로 이뤄지는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은 법적.경제적 관점에서 문제
가 생길 수 있다. 서로 다른 협정이 서로 다른 규칙을 만들고 그로 인해 규칙
들 간에 불일치가 생기면 법적 문제가 된다. 이로 인해 역내 교역량을 감축시
키고 통상 전문 변호사의 배만 불릴 수 있다. 경제적 문제는 국제통상 교과서
에서 곧잘 거론되는 것처럼 '우회 교역(trade diversion)'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회원국 전체가 APEC 차원에서 자유무역지대를 창설해 보고르 선언을 이행하는 
게 양자 간 지역협정을 쏟아내는 것보다 바람직하다. 'APEC 자유무역협정'은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보다 협정 이행과 점검이 더 쉬울 것이다. 그렇게 되면 
APEC 차원에서 체결되는 자유무역협정이 더 좋은 경제적 성과를 낳을 것이다. 


'APEC 자유무역협정'은 한국 입장에서도 일련의 양자 간 무역협정보다 유리할 
것이다. 중국.일본.미국과의 양자 간 FTA 협상에서 한국은 경제 규모가 작아 
협상의 입지가 좁다. 더 큰 다자 간 협상이라면 한국은 큰 국가끼리 경쟁을 시
켜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어 그만큼 위상이 강화된다. 한국은 이미 89년 한국
에서 열린 각료회담을 통해 APEC 내에서 리더십을 보여줬다. 한국은 2005년 
APEC 정상회의에서도 APEC 역내 자유무역을 궁극적으로 실현하는 데 필요한 주
도권을 잡음으로써 더 큰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방향으로 가는 첫걸음은 이 문제를 연구하고 권고할 전문가 집단을 지정
하는 일이다. 보고르 선언은 프레드 베르그스텐이 의장을 맡았던 'APEC 저명 
인사 그룹'이란 전문가 집단의 산물이었다. 전문가 그룹이 새로 지정되면 보고
르 선언이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천계획을 만들어 다시 한번 핵심적
인 촉매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런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비전을 세움으로써 
한국은 세계 질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에드워드 M 그레이엄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정리=장세정 기자 zhang at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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