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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번 : 5회 인권영화제 10월 27일 이대에서 개막
글쓴이: 인권영화제 등록: 2000-10-21 14:52:52 조회: 540
올해는 특히 매향리 사건을 통해 불거진 미군의 해외 주둔 문제와 전세계를
가로지르는 미디어의 역할을 고민하는 작품이 많아 관심을 모은다.

제 5회 인권영화제가 10월 27일(금)부터 11월 1일(수)까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린다. 인권운동사랑방과 이화여대 총학생회가 공동주최하는 인권영화제는 다양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인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국내외 영화 28편을 상영할
예정이다. 개막작은 <사진기자 한스 스타우프> 등으로 알려진 스위스
다큐멘터리 작가 리처드 딘도의 96년 작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 볼리비아
일기>다. 남아메리카 사회주의 혁명에 헌신한 체 게바라는 자신의 빨치산 투쟁을
<볼리비아 일기>에 직접 기록했다. 딘도는 <볼리비아 일기>의 여정을
따라 산간 오지를 돌아다니며 전투 장소를 확인하고 목격자와 친구들의 증언을 수집해
체 게바라의 진실을 재구성했다. 폐막작은 국내 상영작 중 ‘올해의 인권영화’를
선정해 상영한다.

미군의 해외주둔과 미디어의 역할에 대한 영화 주목할 만

올해는 특히 매향리 사건을 통해 불거진 미군의 해외 주둔 문제와 전세계를
가로지르는 미디어의 역할을 고민하는 작품이 많아 관심을 모은다. 구재모와 김태환이
공동연출한 <평화의 시대>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국제회의를 취재하면서
일본과 한국 모두의 입장에서 미군 기지 문제를 바라 본다. 하와이 카호 오라위
지방의 아름다운 풍광을 시적으로 기록하는 <평화의 훼방꾼-미군기지>는 20년에
걸쳐 미군 기지 건설을 반대한 하와이 원주민의 투쟁을 담고 니이다 스스무가 제작한
<오키나와 미군기지 반대투쟁>은 일본 오키나와 주민들의 끈질긴 싸움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미디어가 사회와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냉정하게 고발하는
작품도 눈에 띈다. 국내에서 만나기 힘든 케냐 다큐멘터리 <데일리 네이션>과
유고 내전 당시 영국 상업 방송의 여론 조작을 폭로하는 <판단>은 미디어의
역할을 고민하는 진지한 자세와 신랄한 비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호주 다큐멘터리
<덕테이터>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정부가 애니메이션을 이용해 국민을
선동했다는 독특한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제3세계 민중의 삶을 다룬 전통적 소재의 다큐멘터리

항상 그래왔듯 제3세계 민중의 삶에 다가가는 영화도 빠지지 않는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감독 케빈 맥케이넌이 직접 한국을 찾는 <착한 쿠르드 나쁜 쿠르드 : 산
말고는 친구가 없다>다. 엘살바도르 내전과 니카라과 산디니스타 전쟁 등을 직접
목격한 저널리스트 맥케이넌은 터키와 이란에서 배척받으며 나라 없이 떠도는 쿠르드
족을 9년 동안 취재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객관적이고 치밀한 저널의 시선을 잃지
않았다는 평을 받았지만 미국 ABC 방송국은 이 작품의 방영을 거절했다. 역시 감독
사이드 케도가 내한하는 <바그다드의 비가>는 전세계를 등에 업은 미국의 경제
봉쇄 정책이 이라크 민중을 어떤 참상에 몰아 넣었는지 이라크 민중 자신의 입으로
전달한다. 한국 감독의 작품도 두 편이 있다. 이미 국내 여러 영화제에서 소개된
<데모크라시 예더봉>은 미얀마민족민주동맹 한국 지부가 한국에서 벌인 시위를
통해 버마의 비인간적인 상황을 폭로한다. 이성규와 이승준이 함께 만든 <보이지
않는 전쟁-인도 비하르 리포트>는 인도에서 가장 가난한 지방 비하르를 찾아 그 곳
불가촉천민이 견뎌야 하는 참혹한 삶을 바로 곁에서 담은 다큐멘터리다.

홍석천의 커밍아웃, 동성애도 그물망에 걸리다

영화를 통해 인권의 의미를 깨우치고자 하는 인권영화제는 영화 상영과 함께 다양한
토론회도 준비했다. 이번 인권영화제가 가장 주목하는 주제는 탤런트 홍석천의 커밍
아웃을 계기로 폭발한 동성애 문제다. 인권영화제는 미국 오리건 주의 반동성애 법안
찬반 투표를 기록한 영화 <제9법안 찬반투표> 상영과 함께 '동성애자와
인권을 이야기 하자'는 토론회를 계획 중이다. 이 밖에 미군의 해외 주둔,
미디어와 인권의 관계를 패널들과 토론하는 토론회가 각각 주제에 맞는 영화와 함께
준비되어 있다.

96년 처음 열린 인권영화제는 5회를 맞는 올해 더욱 확장된 주제의 영화를 선보인다.
IMF의 물결이 어느 정도 지나간 지금 인권영화제는 권력이 의식하지 못하는 일상의
작은 부분까지 침투했다고 말한다. 인권영화제가 상영하는 영화가 일깨우는 것은 그런
부분이다. 글이나 말로 전달되지 않는 것을 생생한 영상과 살아 있는 투쟁으로 눈앞에
갖다 놓는다. 97년 제주도 4.3 투쟁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레드 헌트>가
이적표현물로 판정받아 고초를 겪기도 했던 인권영화제는 여전히 지금 바로 이 곳의
투쟁을 말하는 특별한 영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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