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7번 : 중국-브라질-인도 'G3' 경제축 뜬다 |
| 글쓴이: 한겨레 |
등록: 2003-11-25 13:53:35 |
조회: 917 |
지난 9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미국과 유럽
연합(EU)에 대항해 개도국의 시각을 대변했던 그룹20(G20)을 주도한 브라질,
인도, 중국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1일 ‘인도, 중국, 브라질이 무역관계를 촉진시키
고 있다’는 제목으로 이들 국가들이 상호 무역관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전
하면서 이른바 ‘그룹3(G3)’이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인도는
2주 전 처음으로 브라질에서 무역박람회를 열었고, 중국의 주요 38개 기업 경
영자들은 이달에 상파울루를 방문해 처음으로 중국-브라질 기업수뇌 간 모임
을 열 예정이다. 또 중국개발은행과 브라질 산투스은행은 2주 전 베이징에서
세미나를 열었으며, 브라질은 지난 2년 동안 중국에 여러차례 무역대사를 파견
했다. 이와 관련해 브라질 주재 인도 영사는 “브라질, 인도, 중국이 조만간
세계최대 경제블록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이들 나라간 구체적인 무역통계를 보면, 중국은 브라질의 2대 수출시장이다.
철광석과 콩이 주류인 브라질의 대중국 수출은 2001년 10억8천만달러에서 2002
년 25억2천만달러, 올해 10월까지는 40억달러로 가파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
다. 게다가 지금까지는 농업경쟁력이 강한 브라질의 대중국 수출품이 주로 농
산물이었으나, 수출품 다변화를 노리고 있는 점도 특이할 만하다. 예컨대 중국
은 올해 브라질로부터 1억달러 상당의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를 직수입하
는 데 합의했다. 중국의 철강·섬유·컴퓨터 회사들은 자국에 수출하기 위해 브
라질의 관련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는 브라질의 주요 수출국이 중국이라는 점이
벌써 미국·유럽과의 무역협상에서 브라질의 지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
하기도 했다.
브라질-인도 간 무역관계는 브라질-중국만큼 활발하지는 않지만, 최근 10개의
인도 소프트웨어회사가 브라질과 합작회사를 세우는 등 변화 조짐을 보이기 시
작했다.
골드먼 삭스의 한 보고서는 미국과 함께 중국, 인도 등 3개국이 2050년께 세
계 최대 경제국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보고서는 또 2040년께는 중국, 인
도, 러시아, 브라질의 경제규모가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을 합친 경제규모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이들 그룹3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가세하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으며 결
국 4개국 간 경제블록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전했다.
지난 6월 인도, 브라질, 남아공이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합의서에 서
명했다. 앨릭 어윈 남아공 무역산업장관은 지난 10월 “브라질, 중국, 인도와
남아공이 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들 국가의 제조업 수출성장률, 세계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 외국인
투자 비중 등을 보면 뭔가 변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들어 인도는 중국과 남아프리카관세동맹(SACU),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
르) 등과 무역협정 체결문제를 논의하고 있고, 남아공은 중국-남미공동시장-남
아프리카관세동맹 간 무역협정 체결을 주선하고 있다.
어윈 장관은 또 “양자 또는 지역 무역협정이 세계시장을 분할하고 무역비용
을 증가시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4개국의 무역협정이 미국과 유
럽연합이 도하 라운드를 실행하도록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
다.
이는 이들 국가들이 단순히 경제적 계산에서 블록을 형성하는 게 아니라, 미국
과 유럽연합 중심의 세계경제 질서에 대항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을 포함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강김아리 기자 ari at 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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