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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법제브리핑 ◇ 1999/12/10 세계무역기구 (WTO)의 뉴라운드 출범이 결렬되었다. 1999년 12월 3일 미국 Seattle에서 폐막된 WTO 제3차 각료회의에서 WTO의 135개 회원국 대표들은 뉴라운드의 출범을 위한 협상을 중지하기로 결정하였다. 뉴라운드의 출범이 결렬되자, 그린피스와 AFL-CIO 등 환경과 노동에 관련된 비정부단체 (NGO)들은 ‘잘 된 일’이라고 크게 환영하였다. 또한 아프리카를 비롯한 많은 개도국들도 뉴라운드 출범의 결렬을 ‘좋은 일’이라고 평가하였다. 뉴라운드 출범이 결렬된 결정적인 이유는 농산품에 대한 수출보조금의 철폐에 대한 미국과 EU의 대립이다. 미국은 전세계 수출보조금 지급의 84% (1995/1996년)를 차지한다는 EU가 농산품에 대한 수출보조금의 완전한 철폐를 위한 협상에 동의하기를 강력히 요구하였으나, EU 회원국 중에서 특히 프랑스 등이 이러한 요구에 강력하게 반발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선진국들 사이의 반목에 더하여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서도 큰 갈등이 노출되었다. 즉, 미국은 뉴라운드 협상의제에 소위 핵심노동권의 보장이 포함되기를 강력하게 요구하였으나, 개도국들이 국제무역관계에서 노동권의 보장은 임금상승 등을 초래하여 결국 자신들의 국제경쟁력이 상실될 것이라는 이유로 역시 크게 반발하였다. 특히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개인적인 믿음과 내년의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두고 뉴라운드에서 노동권이 보다 강력하게 보호되기를 촉구하였으나, 값싼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아시아와 남미 개도국들의 심한 반발을 초래할 뿐이었다. 그러면서 미국은 개도국들이 특별히 관심을 가지는 섬유류 등에 대한 쿼터 철폐 등 시장개방에 매우 소극적인 입장을 가짐으로써 개도국들로부터 큰 비난을 받았다. 또한 일본과 한국 등은 반덤핑협정의 개정이 뉴라운드에서 협상되기를 요구하였으나, 미국이 역시 반대하였다. 이러한 문제는 결코 새로운 사실이 아니었으며, Seattle에서의 각료회의에서 해소될 수 있기를 기대되었다. 결국 이번 뉴라운드 출범의 결렬은 미국과 그밖의 회원국들 사이의 반목과 갈등의 표출로 이해되고, 특히 미국의 경직된 협상자세는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번 Seattle 각료회의에서 주목할 점은 NGO들의 움직임이 정부간 기구인 WTO의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 사실과 개도국들이 WTO의 의사결정과정에서 소외되지 않겠다고 반발한 사실이다. 우선, 노동과 환경 관련 NGO들은 WTO를 중심으로 한 자유무역체제가 다국적기업에게만 이익을 주고 대신에 노동자와 일반 소비자들에게 부당하게 피해를 야기하고 환경을 침해한다고 주장하였다. 약 4만 명의 NGO 대표들은 11월 30일의 각료회의 개최 시각을 늦출 정도로 제2차 대전 이후 미국에서는 가장 큰 규모에 해당하는 실력행사를 과시하였다. 이들은 각료회의가 개최되는 Seattle의 시가를 장악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결국 최루탄이 난무하는 과정에서 600여 명이 경찰에 체포되기까지 하였다. 앞으로는 자발적으로 WTO 각료회의의 개최를 원하는 도시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을 정도로 이들 NGO의 실력행사와 이에 따른 무질서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보도되었다. 그런데 이들 NGO들은 AFL-CIO와 그린피스 등을 중심으로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WTO는 물론 뉴라운드의 협상결과가 자신들과 일반 국민에게 미치게 될 영향을 조목조목 연구하여 뉴라운드의 출범을 저지하기 위한 조직적인 노력을 한 점은 크게 주목되어야 한다. 특히 미국 등이 뉴라운드의 출범에 대하여 이들 NGO의 참여를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이들 NGO 자신들이 뉴라운드 출범의 결렬에 대한 자신들의 성공을 주장하고 있는 사실은 앞으로 WTO에서의 정부간 활동이 이들 NGO들의 영향으로부터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와 카리브지역 및 남미 회원국들은 미국과 EU를 비롯한 선진국들이 주도한 뉴라운드에 대한 어떠한 결정도 거부할 것임을 공식적으로 선언하였다. 이들 개도국은 뉴라운드의 출범을 위한 주요 논의가 25개 회원국들의 소위 ‘그린룸과정’ (Green Room process)에서 수행됨으로서 자신들이 소외된 사실을 들어 WTO 의사결정과정의 투명성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기 때문이다. 그린룸은 WTO사무총장실 바로 옆의 10여명이 앉을 수 있는 녹색풍의 조그만 방으로서 종종 주요 회원국들의 막후협상이 수행되곤 한다. 국제통화기금 등 다른 국제경제기구와는 달리 WTO에서는 한 회원국이 한 표를 행사하며, 실제로는 공식적인 투표를 하지 않고서 모든 회원국들의 합의에 기초하는 ‘총의’ (consensus)로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 즉, 아프리카의 어느 조그만 한 회원국이 반대의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시하여도 WTO에서는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이들 개도국들의 뉴라운드 출범에 대한 반대의 의사가 표시된 상황에서 미국과 EU는 더 이상 어떠한 합의 도출을 위한 노력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번 뉴라운드 출범의 결렬을 어떻게 볼 것인가? WTO의 실패로서 또는 제3 각료회의를 개최한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의 실패로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협상에 있어서 실패라는 것이 지나치게 과장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협상이란 어떠한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즉 뉴라운드의 출범을위한 이번 Seattle에서의 ‘하나의’ 협상이 실패한 것이며, 이번의 협상 실패로또 다시 회원국들이 모여서 협상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게 될 것 뿐이다. 다만, 1995년 WTO가 출범하면서부터 기대된 대로 2000년의 대대적인 뉴라운드의 출범이 원만하게 타결되지 않은 점은 적어도 WTO의 역사에 있어서 큰 아쉬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만의 하나, 이번 뉴라운드 출범의 결렬을 ‘실패’라고 본다면, 이러한 실패는 GATT/WTO체제에서는 결코 새로운 것은 아니다. 예컨대, 1986년 개시된 우루과이라운드다자무역협상 (UR협상)은 원래 1990년에 종결되기로 약속되었으나 1992년으로 연기되었고, 이러한 협상 종결의 약속은 지켜지지 못하고 결국 1993년 12월에야 실질적으로 타결되었다. 이같은 협상의 실패를 거쳤지만, UR협상은 WTO를 탄생시켰고, 서비스시장을 개방하며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등 역사상 가장 생산적인 다자무역협상이 되었다. 따라서 이번 뉴라운드 출범의 결렬에 크게 비관할 것은 결코 아니다. 적어도 WTO의 모든 회원국들의 입장 차이가 분명 게 드러난 점에서 앞으로의 뉴라운드의 합의를 위한 견고한 기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뉴라운드 출범이 결렬되었지만, 농업협정과 서비스무역에관한일반협정 (GATS)에 규정된 대로 농업과 서비스의 시장개방을 위한 협상은 2000년부터 개시된다. 지난 1994년 종결된 UR협상에서 그렇게 약속하였기 때문이다. 이들 문제이외에 협상의제로서 반덤핑협정의 개정과 같은 현존하는 WTO규범의 이행과 투자와 경쟁정책 등의 소위 신의제 (new issues)의 채택 여부에 대하여 회원국들 사이의 합의가 요구된다. 다만, 농업과 서비스의 협상이 개시되고, 다른 의제에 대한 협상이 수행되지 않을 경우 일괄타결을 통한 타협의 가능성이 줄어 들어 결국 농업과 서비스의 개방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미국에게 특히 유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일단 Mike Moore 사무총장에게 뉴라운드의 출범이 가능하도록 회원국들사이의 중요한 입장차이를 해소시킬 ‘창조적인 방안’의 도출이 위임되었 다.따라서 회원국 대표들은 Geneva에서 Moore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뉴라운드 의 출범을 가능하게 하는 협의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이 점에서 지난 11월 30일부터 12월 3일까지 수행된 협상에서 부분적으로 합의된 내용의 지위가 문제가 된다. 일단 미국은 그동안 합의된 내용은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EU는 이번 협상에서 제시된 제안들은 폐기된 것이라 주장하면서 미국의 주장에 대하여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히 EU는 농산품의 협상을 재평가할 것임을 선언하였다. WTO 차원에서만 본다면 일단 부분적이나마 합의된 내용은 그대로 유지되어서 뉴라운드의 출범을 위한 다음의 협상의 기초가 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특히 농산물에 대하여 수세에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다른 접근방법이 바람직할 수 있을 것이다.정부와 전문가들 사이의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WTO 회원국들은 뉴라운드 출범의 결렬에 대하여 서로에게 비방만을 일삼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신에 미국과 EU의 WTO 내에서의 지도력 상실, 협상과정에서 배제된 개도국들의 공식적인 반발, 및 모든 회원국들의 서로 다른 입장에 대한 타협을 가능하게 하는 정치적 결단력의 결여 등의 문제에 대한 깊은성찰이 요구된다. 특히 이번 뉴라운드의 출범을 위한 결정에서 자신의 입지 에대하여 눈을 크게 뜬 개도국들과 곧 WTO에 가입하게 될 중국은 WTO의 보다 효율적이고 투명한 민주적인 의사결정방식에 대한 새로운 규범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요구는 자칫 뉴라운드의 출범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나, 모든 회원국들의 이익이 조화롭게 반영되어야 하는 WTO의 바람직한 운영을 위하여 해결되어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1999년은 WTO에게 시련의 한 해였다. 호르몬사건과 바나나사건으로 미국과 EU 사이의 갈등의 골이 매우 깊어졌고, 사무총장의 인선을 둘러싸고 선진국들과 개도국들 사이의 반목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모든 회원국들이 크고작은 상처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뉴라운드의 출범이 결렬된 것은 비틀거리 는WTO에게 크나큰 일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전거도 계속 움직여야 쓰러지지 않고 전진할 수 있듯이, WTO도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거듭 발전하여야 할 것이다. 밀레니엄이 시작되는 21세기의 세계경제질서에서 WTO에게 부여된 역할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고려대학교 통상법연구센터 소장 박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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