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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번호 82번 등록 2000-04-19 10:56:26
글쓴이 이재준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연대회의 사 글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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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초국적 자본의 이윤 추구와 민중의 건강 (팩스신문 제 12 호 칼럼)

■ ■ ■ 초국적 자본의 이윤 추구와 민중의 건강 

이윤이 되는 틈을 타고 다각도로 침투해 오는 초국적 자본에 의해 건강, 건강권이
심각한 위해를 받고 있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90년대초 UR 이후 의료시장 개방에서 98년 중반 한미투자협정
논의 과정을 거치면서 세 가지 사항이 쟁점으로 지적되었다. 

의료보험 시장의 개방, 의약품 유통 자유화, 무역 관련 지적재산권 협정이 그것이다.



사적 의료보험과 공공성의 해체 

공적 의료보험이 있으되 의료보장 내용이 부실해 전체 의료비의 65% 이상을 민간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나라 의료보험 제도에는 사적 보험상품의 난립에서 보이듯이
자본이 침투할 여지가 많다. 

사적 의료보험은 이미 89년도에 개방된 생명보험 시장을 타고, 합자 형태(예,
알리안츠 제일생명)로 혹은 독자적(예, 푸르덴셜)으로 들어왔다. 

국내 생명보험 회사들도 '개인 건강보험' 상품을 내놓았다. 이런 개인
건강보험들이 이전에는 주로 특정질환과 관련된 상품이었다면, 지금은 의료서비스
전반을 포함하는 상 
품 차원으로 설계되어 의료보험을 영역을 '시장화'해 그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일례로 이미 96년도에 국내 암보험 상품 가입자가 850만명을 넘어섰다. 

김대중 정부도 '민간과 정부의 적정한 역할 분담'을 통해서 정부의 역할을
최소화한채 복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사회보험에서의 민간 부문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전경련은 의료보험 재정의 안전성과 의료서비스의 질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의료
수요가 집중되어 있는 고소득자를 위한 민영 보험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이 엄청난 이윤 확보 가능성을 발견한 자본의 '자본의 비용 부담
축소', '의료 보험 자유화' 요구와, '생산적 복지'와
'민간 역할 강화'라는 정부의 정책은 곧바로 사적 의료보험 시대를
예고하는 엄청난 의료환경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첫째, 민중들의 의료비 지출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며, 둘째, 의료에 대한
형평성을 파괴하고 민중의 참여 및 관리를 불가능하게 할 것이다. 

결국 의료의 공공성을 완전히 해체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며, 의료에 대한
불평등과 민중의 접근성을 약화시켜 민중들의 건강권을 치명적으로 제한하게 될
것이다. 


의약품 유통 자유화와 민중의 부담 

의약품 유통의 경우, 현재 제공자와 수혜자간의 직접적인 행위별 지불관계는
상품으로서의 기능 때문에 전체 의료비의 31%를 의약품 비용으로 지출되게 만들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의약품 시장은 당연히 의약품 유통 자유화에 대한 자본의 욕구를
상승시켰다. 

특히, 국내 제약업체에 비해 거대한 미국과 유럽연합의 초국적 제약자본은 수입
의약품에 대해 의료보험 제도상 차별을 철폐할 것, 현지 의약품 임상실험 결과를
인정할 것, 
의약품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인정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외국 제약자본뿐만 아니라 유통회사, 약물정보 제공회사도 수익성이 있는
다양한 틈을 찾아 들어오고 있다. 

의약품 유통구조를 시장적 질서에 의존한 채 의약품 시장을 자유화할 경우, 민중의
의료비 부담은 막대하게 증가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의약품의 오남용을 막을 길이
없어 궁극적으로 민중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오게 된다. 


지적재산권과 의료의 형평성 

지적재산권 협정과 관련해서는 최근 의약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의약품 접근의 축소가
쟁점이 되고 있다. 

1999년 5월 세계보건대표자회의는 일년이 넘는 논쟁 끝에 'WHA52.19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필수 의약품에 대한 형평성 있는 접근을 보장할 구체적 조치를 취할 것, 둘째,
제약과 보건 정책에서 공공보건적 이익이 최고 지위에 있음을 확인할 것, 셋째, 필수
의약품에 대한 접근을 보호하기 위해 무역협정을 포함한 관련된 국제협약에 포함된
여러 선택 사항을 재검토할 것 등을 회원국들에게 요구했다. 

세계 유수의 제약기업들은 지적재산권을 무기로 의약품 판매에 대한 독점적 이윤을
더욱 안정적으로 확보하려 하고, 선진국 정부는 이를 전 세계적 장치를 통해 공식화,
제도화, 안정화하려는 것이다. 

이에 맞서 개도국과 각 국의 보건 관련 NGO들은 공공보건적 가치의 옹호를 주장하며,
의약품의 접근성 저하를 초래할 무역관련 지적재산권 협정의 무원칙한 적용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폐렴, 이질, 결핵, 에이즈로 죽어가고 있는 많은 제3세계 민중에게 치료의 기회를
더욱 제한할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윤 확보를 위한 독점적 권리만을 주장하는
것은 '세계화'의 일반적 성격을 잘 드러내 준다. 


공공보건적 가치의 옹호를 

우리 나라의 자본주의적 보건의료 체계는 이윤을 목적으로 한 여러 양상의 시장개방
공세가 침투하여 성공할 수 있는 좋은 배지이다. 

그것이 어떤 양상으로 닥쳐오든 우리 한국의 보건의료는 크고 작은 충격을 입을
것이며, 그 피해는 민중의 건강에 위해를 가할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에 맞서 '이윤이 아닌 공공보건적 가치를 옹호'하며
싸워 나갈 연대를 이루어 내자. 
사적 의료보험의 난립을 묵인하고 초국적 자본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면서 민중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려는 정부의 의도를 전면적으로 저지하자. 

건강할 권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이다. 

건강마저도 상품으로, 시장 질서로 내모는 WTO와 투자협정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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