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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번호 80번 등록 2000-04-07 18:18:02
글쓴이 전국농민회 총연맹 글쓴곳
이메일 nongsa@chollian.net
제목 구제역은 예고된 재앙이다. 정부는 축산업과 농가회생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라.

<성 명 서>

구제역은 예고된 재앙이다. 정부는 축산업과 농가회생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라. 


전국 곳곳 구제역이 발생한 마을마다 죽임을 당하게 된 소와 이를 지켜보는
축산농가의 울부짖는 소리가 처연하게 번져나가고 있다. 사람에게는 흑사병과 같은 제
1 가축전염병인 구제역이 이땅을 재앙으로 몰아 넣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정부의 전면적인 수입개방화정책으로 농업이 몰락하고, 농촌이
황폐화되어가는 속에서 무분별한 수입농축산물에 의한 국내농업과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검역체계강화 등 대책을 강구할 것을 여러차례 요구하였다.

이번 구제역 발생은 농민의 이러한 요구를 무시하고 세계화, 개방화라는 미명하에
농업포기정책을 고수해 온 정부의 무책임한 농정이 그 원인이다. 특히 정부가 이번
구제역 발생에 대해 황사에 의한 불가항력적, 자연발생적으로 발병한 것처럼 여론을
만들어가면서 책임을 회피하고자 한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이미 지난 1월에는 연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는 등 중국, 일본 등지의 구제역 발생은
한국으로의 전파가능성이 충분히 경고되었고 또한 82년 덴마크의 구제역 발생일과
97년 대만의 구제역 발생일이 공교롭게도 3월19일이었듯이 구제역 바이러스의 활동이
3월에 가장 활발하다는 점이며, 따라서 사
전에 충분한 대책을 세웠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예고된 재앙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하고 이땅의 축산업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도 있는 구제역 파문을 방치한 농림부장관은 마땅히 책임을 통감해야 함을
밝히며,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첫째, 검역경로와 원인에 대한 철저한 진상이 규명되어야 한다. 

현재 농림부는 황사에 의한 감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연구원 원장은 "바이러스는 자외선 등의 살균작용에 의해 30분-1시간
이내에 소멸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황사에 의한 발병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소보다 구제역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되는 돼지가
아직 감염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황사에 의한 감염이라고 말하는 농림부의 의견이
인재임을 모면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의심스럽기만 하다. 특히 부산항을 통해 수입된
중국산 건초중 약 812톤 가량이 구제역 방역을 실시하지 않은채 통관됐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 의혹은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WTO 수입개방에 의해 수입농축산물은 그야말로 물밀 듯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검역경로와 원인에 대한 진상이 철저히 규명되지 않는다면 언제 어떤
품목이 위기에 내몰리게 될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둘째, 검역체계에 대한 대수술을 단행하고 수입농축산물에 검역을 강화하라!

현재 우리나라의 수입농축산물에 대한 검역은 그야말로 헛점투성이다. 수입축산물의
검역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일반 농산물과 식품에 대한 검역은
식품의약품안정청이, 수입식물의 병해충은 국립식물검역소에서, 원산지표시 및
유전자변형문제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맡고 있는 등 이원화된 검역체계는
근본적으로 완벽한 검역행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사료용 건초의 경우 병해충에 대한 1차 검사는 식물검역소에서 하지만 중국 등 구제역
발생지역에서 수입되는 건초에 대해서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추가로 구제역
방역을 실시하도록 되어있다. 최근 수입된 중국산 건초류에 대한 검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채 통관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 것은 이원화된 검역체계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연간 국내로 들어오는 축산물이
65만여톤에 이르고 있으나 이를 담당하는 수의사는 고작 233명 뿐이어서 정밀검사는
20%에도 못미치고 있고 수입 축산물이 많이 들어오는 광양항에는 검역전담기구 하나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은 국내 검역체계의 헛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농축산물 수입자유화 이후 외국 농축산물이 무차별적으로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검역체계가 허술하다는 사실은 구제역 파동이 이미 예고된 재앙이었으며 인재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김성훈 농림부장관은 말로만 '검역은 제 2의 국방'이라고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이에 상응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셋째, 수출이 막히는데 따른 대책을 세워야 한다. 

국제 수역국의 규정에 따르면 백신 시행후 6개월간의 관찰기간 동안 재발생이 없어야
해당국가 정부가 청정국가 인정을 요청할 수 있고 국제수역국은 그 이후 2-3개월간의
기간을 거쳐 청정국가 인정을 하게된다. 따라서 우리의 경우 최소 내년 3월 이후에나
돈육 수출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현재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의
축산농가들은 백신 접종에 상당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백신을
접종하게 되면 수출길이 막혀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눈치볼 것이 아니라
고율관세부과, 긴급수입제한조치 등을 단행하여 수입을 규제하고 국내산으로 대체하는
조처가 강구되어야 한다. 


네째, 축산농가에 대한 현실적 보상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부채에 허덕이고 있는 농가경제를 생각할 때 정부는 생산원가와 시가를 고려한 수매를
해야하며 가축을 도살한 농가는 생계대책이 막막한 실정이므로 생계비지원과 아울러
농가부채에 대한 이자탕감 및 상환연기 등의 현실적 보상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특히 이번을 계기로 보더라도 현실적인 지원근거가 불명확한 만큼 [농업재해보상법]을
제정하여 재해를 당한 농가회생 지원대책이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00년 4월 4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정 광 훈(鄭光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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