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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번호 42번 등록 1999-12-15 02: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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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들은 당장이라도 시애틀을 벗어나고 싶어 했다
그들은 당장이라도 시애틀을 벗어나고 싶어 했다

이창근(투자협정·WTO뉴라운드 반대 민중행동, 사무국장)

"협상은 결렬되고, 회의는 끝났다", "WTO 대표들은 하루라도 빨리 이
도시에서 
탈출하기를  원했을 뿐이다". 지난 12월 4일 '시애틀타임즈'의
보도대로, 시애틀 
WTO 각료회의는 어떠한 합의도 도출하지 못한 채 끝났다. 
시애틀 각료회의는 원래 새로운  다자간자유무역협상의 출범을 목표로  개최되었
다. 그러나 회의는 출발부터 삐그덕거렸다. 11월 30일, 오전 10시에 열리기로 했
던 개막식이 수만의  시위대들에 의해 취소되어 버린 것이다. 본격적인 협상은 
오후  3시가 되어서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핵심쟁점에 대한 각국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질 않았다. 농산물 시장의  추가개방 및 농업보조금의 실질적인 삭
감, 생명특허와 유전자조작농산물의 교역 문제를 다룰 '생명공학 작업반'
및 '무
역과 노동기준 관련 작업반' 설치 여부, 신통상의제(투자, 경쟁정책,
정부조달투명
성)의 뉴라운드 포함 여부 등 대부분의 이슈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었다. 또한 제3세계 국가들은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자유무역체제의 혜택이 공
정하게 분배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WTO의 기존  협정들에 대한 평가
와 개정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한번 합의되었던 기존협정들
에 대해서는 어떠한 경우에라도 개정될 수 없다고 버티면서, 심각한 입장차이를 
노정하게 되었다. 
한편 거리에서는 각료회의 기간내내 집회와 시위가 끊이지  않았다. "WTO 반대 
대행진"이 열렸던 11월 30일, 국제항만노조(ILWU)는  시애틀항과 타코마항을 완
전히 폐쇄시켜버리고, 조합원 전원이 시위에 참여하였다. 또한 학생과  직접행동
주의자들은 각료회의장 주변을 인간사슬로 에워싸고, WTO 공식대표단의 출입을 
봉쇄하려는 투쟁을 전개하였다. 또한 수 많은 생태주의자, 페미니스트, 농민, 원주
민들도 시위에 참여하여, "WTO는  가라! WTO 뉴라운드 출범 반대" 등의
구호
를 외쳤다. 특히 인류 삶의  필수적인 부분들, '먹는 물'(환경서비스),
'문화'(시청
각서비스), 교육 및 보건의료(공공서비스), 농축산물(농업협정)에 대해서는 자유무
역에 대한 '예외'로 인정되어, WTO 체제에서 삭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
러나 미국 경찰은 평화로운 시위와 행진에 최루가스와 폭음탄, 심지어 고무총탄
까지 발사하면서 참가자들을 '폭력적'으로 해산시켰다. 국내에서도
'투자협정·
WTO 뉴라운드 반대 민중행동'에서, 전농 유상욱 사무총장,  스크린쿼터감시단 
양기환 사무국장,  녹색연합 김제남 사무처장등 6명의 대표들이 시애틀 현지 행
동에 참여하였다.  '민중행동' 대표단은 다양한 시위와 행진,
시민·사회단체 프
로그램에 참여하여,  WTO체제가 추구하고 있는 자유화·개방화정책이 한국 사
회의 민주주의, 노동, 환경, 문화, 인권  등에 미친 재앙적인 영향을 고발하고, 뉴
라운드가 출범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천명하였다. 
"시애틀 라운드"는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 그 힘은 '거리에서' 
비롯되었다. 미국 
협상대표단의 일원인 돈 본커(Don Boker)는 "거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던 일들은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뉴라운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들은 6주후에 제네바에서 뉴라운드 출
범을  다시 시도하게 된다. 우리의 삶과  생명, 문화, 그리고 민주주의는
'자유무
역'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시애틀 거리의 목소리'는
제네바에서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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