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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번호 233번 등록 2005-02-18 16: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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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일 FTA 협상 왜 교착됐나 했더니…
한·일 FTA 협상 왜 교착됐나 했더니… 
 
[중앙일보 2005-02-17 05:51]  

 
[중앙일보 홍병기.김현기] "귀국이 아무리 요구하더라도 현재로선 일본의 농수
산물 시장을 (전체 품목 중) 50% 이상 열기가 어렵습니다." 

지난해 11월 1일 일본 도쿄의 외무성 회의실. 이날 열린 한.일 자유무역협정
(FTA) 제6차 협상에서 일본 측 대표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국 
대표단은 "FTA를 맺자면서 시장을 절반만 개방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강
하게 항의했다. 그로부터 석 달이 지났지만 무역 장벽을 허물어 모든 교역과 
서비스를 관세 없이 자유롭게 교환하자는 한.일 FTA 협상은 차기 협상 날짜도 
잡지 못 한 채 표류하고 있다. 1억7000만명의 거대 지역 경제권을 탄생시킬 것
이라는 기대와 함께 올해 안에 타결을 목표로 출발한 한.일 FTA 협상이 교착상
태에 빠진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일본의 농수산물 시장 개방 폭에 대한 양국 간의 이견 때문이
다. 한국은 시장을 많이 열자는 입장인 반면 일본은 절반가량만 개방하자는 입
장을 고수하고 있다. 16일 통상교섭본부 등 관계 당국에 따르면 한.일 양국은 
이미 지난해 말 시장을 어느 정도 열 것인지를 담은 잠정 개방계획안을 상호 
교환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공산품에 대해 전체 관세 대상 품목 중 피혁 등 일부 품목
을 제외한 99%의 개방을 요구한 반면 농수산물은 50%만 개방하겠다는 안을 내
놓았다. 자기들에게 유리한 공산품은 거의 모두 열라고 요구하면서도 농수산물
은 '민감한 품목'이니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로 절반밖에 못 열겠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양국이 공산품 95%, 농수산물 90%을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
다. 


이에 대해 외교 소식통은 "일본의 입장은 FTA를 통해 실질적이고 포괄적인 무
역 자유화를 이뤄야 한다는 양국 정상의 합의는 물론 세계무역기구(WTO)의 규
정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교섭본부 측은 "협상을 다시 하려면 일본이 '터무니없는' 농수산물 시장 
개방 폭을 전향적으로 다시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왜 교착상태에 빠졌나=한.일 FTA 협상의 시작은 2003년 10월 노무현 대통령
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체결 협상을 하자고 합의하면
서부터다. 


이에 따라 협상이 처음엔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나 갈수록 일본 측
이 무성의하고 일관성 없는 협상 태도를 보이면서 협상은 난항 속으로 빠져들
었다. 


일본은 협상 초기에 한국이 지난해 240억달러를 넘어선 대일 무역적자가 더 늘
어날 것을 우려해 공산품 분야에서 개방 비율을 낮게 제시할 것으로 짐작했
다. 


이 때문에 "양허안(시장개방 계획안.offer)을 정식으로 교환하기 전에 어느 정
도까지 시장을 열 것인지에 대해 먼저 논의(general thinking) 하자"고 제안
해 왔다. 공산품에 대한 한국의 대략적인 시장 개방 폭부터 확답을 듣겠다는 
속셈이었다. 


그러나 잠정안 교환 결과 일본 측은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치는 농수산물 시장 
개방 계획을 제시했고, 이에 대해 한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통상교섭본부에 
FTA국을 신설하고 20여개국과 동시다발적으로 FTA 협상에 나서고 있는 한국을 
일본이 만만하게 봤던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상황이 이처럼 꼬이자 일본은 태도를 바꿨다. "사전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하
고 완전한 형태의 시장 개방 양허안을 교환하자"고 나왔다. 통상 전문가들은 
한국 측의 개방 의지가 예상보다 강하고 농산물에서 수세에 몰리자 일단 협상
을 재개한 뒤 정치적인 타결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다. 


◆ 일본의 생각은=일본은 "일단 협상부터 재개하고 여러 문제점을 논의하
자"는 입장이다. 일본 언론들도 "현재 협상이 중단된 것은 한국 정부가 공산
품 수입 개방에 대한 국내의 부정적 여론을 일본의 농산물 개방 수준이 문제라
는 쪽으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거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일본
이 멕시코와 타결한 FTA에서도 농수산물의 개방 수준이 46%에 불과했다는 사실
도 부각하고 있다. 


특히 일본 농림수산성은 '50% 개방안'이 농촌 지역 국회의원 등으로 이뤄진 자
민당 내 이른바 '농림족(族)'의 사전 재가를 받은 수치이기 때문에 협상도 안 
해 보고 이를 수정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홍병기 기자, 도쿄=김현기 특파원 klaatu at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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