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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번호 12번 등록 2002-03-18 13: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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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유무역협정 논의 '정부 입맛대로'(한겨레 3.18)
자유무역협정 논의 '정부 입맛대로'

 
 
일총리 방한 맞춰 정부.재계서 논의주도
연구기관 결과 편차크고 입장 오락가락
사회합의 필요불구 피해 업종 의견 배제

자유무역협정(FTA) 논의가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21일 고이즈
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방한해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양국간 자유무역협정
을 위한 정부 차원의 조직 설립을 공식 발표하고, 재계도 이에 앞서 자유무역
협정 관련 기자간담회를 잇따라 연다. 하지만 아직도 검증과 의견수렴이 덜 
된 채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17일 “21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업계와 학계는 물론 정
부가 참여하는 공동연구회를 신설하기로 정상간에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회담에 앞서 대한상공회의소는 18일 `한·일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재계입
장'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연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19일 한국무역협
회,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공동으로 `우리나라의 자유무역협정 추진방향'을 주제
로 정책간담회를 연다. 

다자 규범인 세계무역기구의 회원국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자유무역협정
으로 대변되는 지역적 규범도 여전히 세계 무역질서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
다. 미국의 일방적 철강수입제한 조처에서 보듯 다자 규범의 한계 때문이다. 
외교부는 “일본이 지난 1월 싱가포르와 협정을 맺어, 이제 무역기구 회원국 
중 지난해 말 가입한 중국과 대만을 빼면, 한국과 몽골만이 자유무역협정을 맺
지 못한 나라가 됐다”고 설명했다. 협정 체결이 주는 혜택도 최근 목격된 바 
있다. 미국은 지난 5일 철강 긴급수입제한조처를 취하면서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 체결국은 조처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자유무역협정이 한국에 긍정적이라는 보장은 없는 데다, 한·칠레 협정
은 농업에서, 한·일 협정은 중소기업에서 각각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체결
에 따른 전체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피해계층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
가 필요하다. `WTO협상 범국민연대' 공동대표인 장원석(단국대) 교수는 “그런
데도 정부가 가장 큰 혜택이 예상되는 재계와만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는 인상
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정부산하 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
원, 그리고 재계를 대변한 경제5단체의 잇단 정책간담회나 기자간담회에는 농
업이나 중소기업을 대변할 토론 참석자가 거의 없거나, 농민관련 전문언론이 
배제되는 분위기이다. 

정부가 무역협정 추진 근거로 삼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연구 결과 또한 의문
이다. 한·칠레 협정의 효과에 대해 지난 1998년에는 한국의 대 세계무역수지
가 악화된다고 발표했으나, 이듬해 연구결과에서는 스스로 신빙성이 떨어진다
며 발표하지 않았다. 한·일 협정에 따른 연구 결과도 2000년 것과 지난해 것
의 편차가 크다. 

장원석 교수는 “상당수 농민단체 등은 자유무역협정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면
서 “그러나 협정 체결의 결과에만 매달리지 말고 과연 국내경제에 도움이 되
는 협정인지, 피해계층에 대한 보상은 어떤식으로 처리할 지 등 과정에 대해서
도 보다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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