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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 호 - 2002.05.10



4.18 정부의 쌀산업종합대책은 쌀포기 정책이다.




14th.hwp 14th.hwp (81049byte)    조회 : 6129 전국농민회총연맹


4.18 농림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쌀산업중장기 대책은 400만 농민과 양식있는 국민을 경악케 하였다.시장기능에 의한 쌀값하락유도를 통해 4년간 벼재배면적 12%감축, 추곡수매제 폐지와 시가매입 시가방출 방식의 공공비축제 2005년 도입, 비진흥지역 벼재배면적 감축유도, 소위 고품질 쌀재배면적 80%확대를 통한 쌀생산량 감축유도 등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그동안 일말의 기대를 품었던 농민들의 뒤통수를 친 내용이었다.이번 정부 대책의 핵심은 쌀값 하락을 통해 벼 재배면적을 감축시키겠다는 것으로 쌀포기 정책에 다름 아니다. 현재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쌀값으로 가뜩이나 부채더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쌀값을 더 내린다면 과연 농민들이 영농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정부에서는 직접지불제와 같은 제도를 통해 농가소득 감소분에 대해 보전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 이미 세계 각국에서는 70년대부터 직불제가 도입되었고 94년 UR협상 이후에는 WTO에서도 허용한 제도여서 각국은 막대한 농업예산을 투여(직불제 예산 비중 : 우리나라-2.9%, 미국-19.8%, 일본-9.2%, 대만-11.2%, 유럽연합-70%)하여 농민들의 소득을 보장해 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01년에서야 비로소 논농업직불제가 도입되었고 그 예산 또한 미미하기에 그지없다. 결국 이번 대책에서도 직불제를 통한 구체적인 소득보전 목표가 제시되지 않은 채 일부 보전 하겠다고만 함으로서 가격 하락, 소득 감소만 될 뿐 그로 인한 농가소득 감소 보전은 구호에 지나지 않고 있다.또한 벼 재배면적도 줄이겠다는 발표는 쌀포기이다.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심각해지고 있고 쌀이 구조적으로 부족한 북한과의 통일을 염두했을 때 현재 쌀재고는 단기적 현상이다. 이미 각종 연구자료에 따르면 북의 식량 부족량이 100∼150만톤에 이른다고 하고 이를 생산하려면 농지가 20∼30만㏊ 정도 더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장기적인 식량수급에 대한 전망도 없이 쌀재배면적을 줄이겠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발상인가!어디 그뿐인가? 하루 세끼중 두끼를 외국농산물로 채우고 있으며 주곡의 경우 쌀을 제외하면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식량자급에 대한 구체적 목표와 계획도 없이 일단 남아도니까 줄이고 보자는 식의 졸속 대책이다.또한 이번 대책에서 시장기능을 활성화한다고 해놓고도 정작 핵심문제인 '적정계절진폭 유지'(계절진폭이란 수확기 쌀가격과 이듬해 수확기 전의 쌀가격 차이를 말함)에 대한 대책은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현재 계절진폭이 1.2%대에 머물고 있으니 최소한 계절진폭 3%를 유지하겠다는 약속(2001년 농림부 발표)조차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은행이자조차도 건질 수 없는 상황에서 누가 쌀을 매입하겠는가?추곡수매제를 폐지하고 시가로 매입하여 시가로 방출하는 공공비축제를 도입하겠다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미 작년 쌀값 폭락으로 쌀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시가로 매입하겠다는 것은 농민들에게 쌀값 폭락의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결국 우리는 정부가 2004년 WTO 재협상에서 쌀개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거나 아니면 관세화 개방을 막을 의지가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번에 정부가 대통령 직속의 '농어업·농어촌 특별대책위'에서 논의중이던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도 이미 짜여진 수순이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현 세계경제체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강대국의 약탈과 착취 그 자체이다.WTO 출범이후 우리 농업은 농축산물 수입으로 농업이 파탄지경에 놓여있고 농민들은 생산비가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 빚은 늘어만가고 있다. 집권 말기 김대중정권은 WTO 출범이후 개방농정의 미명아래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농업을 끝장내려 하고 있다. 식량주권마저 포기하고 국민의 생명줄을 미국에 내맡기려 하고 있다.WTO 각료회의를 통해 2004년 쌀전면개방을 사실상 인정하면서 언론을 통해 개방불가피성을 공작하여 쌀가격을 시장기능에 맞게 정부수매제를 폐지하는 등 식량자급을 포기하는 김대중정권에 맞서 단순히 농민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적인 문제로 확대, 투쟁해야 한다.첫째, 쌀수입개방반대투쟁을 2004년까지 내다보는 투쟁이 되어야 한다.2004년 쌀재협상을 앞두고 있는 만큼 2004년까지 완강하게 투쟁을 준비하면서 '관세화 완전개방'이라는 개방대세론에 쐐기를 박고 쌀 수입개방 반대의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단계적인 과제를 실천함으로 개방농정반대 전선을 폭넓게 만들어 가는 것이 요구된다.둘째, WTO쌀수입개방반대 1000만 서명운동으로 돌파하자!서명운동은 현장을 중심으로 한 실천사업으로 대중을 교양하고 '대책위' 구성을 통해 폭넓게 조직해야 한다. 대중과 함께 당면문제를 공유하며 현장을 중심으로 농민대중을 주체로 내세우는 교육, 선전등 다양한 사업이 요구된다.셋째, 전국민적 투쟁전선을 확대강화하자!식량자급의 위급함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강대국의 개방요구는 결코 4000만 국민을 넘어 7000만 민족의 식량을 담보할 수 없으며 식량식민지국가로 회생불능의 농업국가로 전락하게 된다.폭넓은 연대사업을 통해 국민의 먹거리를 이제 농민의 힘만으로 담보할 수 없으며 국민들 스스로가 자기의 건강과 먹거리를 책임질 수 있는 주체로 나서게 하는 투쟁이 되어야 한다.김대중정권의 신자유주의 개방화정책에 맞서 전국민적 투쟁으로 떨쳐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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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국

    한-칠레 무역협정 정치쟁점화 (문화일보 2002.5.8)
    교착상태에 빠진 한국·칠레 자유무역협정(FTA)협상 재개를 위해 마련된 민관합동토론회에서 농민계와 경제계가 정면충돌양상을 보여 다가오는 지방선거·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국·칠레FTA문 제가 정치쟁점화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원장 안충영)이 7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 호텔에서 주최한 FTA정책연찬회에는 ▲정부측에서 외교통상부와 농림부·산자부 ▲경제계에서 전경련·무역협회 ▲농민계에서 전국농민회·세계무역기구(WTO)국민연대·농협 ▲학계 및 연구기관 대표 등 30여명이 참석, 5시간 동안 열전을 벌였으나 농민계에 서는 한국·칠레FTA협상 중단 및 파트너 교체론을, 경제계에서는 조기체결론을 내세워 의견을 좁히는데 실패했다. (중략) 김완배 서울대 농대 교수는 “칠레를 첫 FTA파트너로 선정한 것은 칠레의 농업현실을 간과한 결과”라면서 파트너 교체론을 주장했다. 김인식 WTO 국민연대 사무총장은 “FTA협상에 앞서 정부 가 농민단체와 한국·칠레FTA파장에 대해 공동연구하자”고 제안했고 전농의 박흥식 사무총장은 “한국·칠레FTA협상 중단 및 파트너교체가 안될 경우 협상을 WTO 농업협상 이후로 미뤄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 박찬호 팀장은 “김대중 정부 임기내 한국·칠레FTA협상이 타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역협회의 정재화 팀장은 “FTA체결국간에는 무관세 수출상품을 우리는 20% 안팎의 고율관세를 물어야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FTA 체결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한편 정갑영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FTA는 국가전략인 만큼 추진돼야하며 논의는 FTA피해집단에 대한 보상문제에 집중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FTA 협상 실무책임자인 이성주 외교통상부 다자통상국장은 “FTA 첫 파트너가 호주·멕시코·일본이었다면 상황이 더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한국·칠레FTA협상을 7월 중 재개해 마무리될 경우 다른 국가와의 FTA협상도 시작해 FTA파트너를 다변화하겠다”고 말했다.

    日, 美철강제품에 100% 보복관세 검토 (연합뉴스 2002.5.8)
    일본 정부는 미국이 수입 철강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한데 맞서 미국산 철강제품을 겨냥해 100%의 보복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8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내주 중에 세계무역기구(WTO)에 보복관세 리스트를 통보할 예정이며, 오는 6월 17일까지 미국과 벌인 교섭결과를 놓고 보복관세 시행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중략)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만일 일본이 보복관세로 대항할 경우 재보복의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양국 간 무역마찰은 심각한 국면을 맞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신문은 전망했다. 佛 과도개혁내각 출범 (연합뉴스 2002.5.8)장-피에르 라파랭 프랑스 신임총리가 주도할 과도 개혁 내각의 진용이 드러났다. 라파랭 총리는 7일 다음달 실시될 총선에서 우파승리를 이끌고 최근 실시된 대선에서 드러난 민심에 부응해 개혁을 추진할 새 내각명단을 발표했다. 프랑스에 우파 내각이 들어서기는 지난 97년 이후 5년만이며 이번 21인 과도내각의 특징은 거물급 정치인의 내무장관 임명과 최초의 여성 국방장관 임명이라고 할 수 있다. (중략)오는 6월 9일과 16일 각각 실시되는 총선 1, 2차 투표에 앞서, 시라크 대통령과 라파랭 총리는 보수진영을 단합시켜 좌익과 극우 세력의 도전을 물리치기 위한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이에 맞서,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당수는 총선 승리를 위해 필사적 노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만약 좌파가 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면 시라크 대통령은 라파랭 총리 대신 좌파의 인물을 새 총리로 임명해야한다. 그러나 시라크 대통령은 quot;코아비타시옹"(좌우동거정부)의 부활을 막을 결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무어 WTO사무총장 간담회 (매일경제 2002.5.7)
    마이크 무어 WTO 사무총장(전 뉴질랜드 총리)은 12일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의 농업개방에 앞장서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무어 사무총장은 이날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자유무역의 효과를 강조하며 한국이 농산물과 서비스 시장의 개방문제를 다룰 '도하 개발 어젠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기대했다. 농업개방과 관련해 무어 사무총장은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의 농업개방에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그러한 의중을 갖고있다"고 말했다. 무어 사무총장은 "3년 기한으로 정해진 '도하 개발 어젠다'의 협상 시한 내에 새로운 라운드를 타결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개도국들의 적극적인 참여 △회원국 정부 최고지도자의 정치적 결단 △전세계일반인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문제 등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무어 사무총장은 특히 "현존하는 모든 무역장벽이 제거될 경우 2015년까지 전세계 소득이 2조8000억 달러 늘어나고 3억 명 이상을 빈곤 상태에서 구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유무역의 효과를 강조했다. 무어 사무총장은 또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철강 수입 제한조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에 대한 언급은 부적절하다"면서도 "어떤 경우라도 무역규제는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부정적인입장을 밝혔다.

    [KT] 민영화 이달중 마무리 (서울경제 2002.5.7)
    KT 정부보유 지분에 대한 청약이 오는 17~18일 실시되는 등 이 달 말까지 매각절차가 모두 마무리된다. 정보통신부는 KT 정부보유 지분 28.36%(8,857만주)에 대해 14.53%를 주식으로, 13.83%를 교환사채(EB)로 각각 매각하는 내용의 KT 민영화 방안을6일 최종 확정,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7일 주식매각 공고를 내고 17~18일 투자자들로부터 청약을 받아 25일까지 지분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지분매각이 끝나면 KT는7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투자자별 주식 배정물량은 전략적 투자자(0.5% 이상 매입)에게 5%, 기관투자가에게 2%, 일반투자자(0.5%미만 매입)에게 1.83%가 배정되며 나머지5.7%는 KT 직원에게 우리사주 형태로 매각된다.

     


  • 메이데이 불안정 여성노동자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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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불안정노동 철폐, 노동권·생활권 쟁취를 위한 공동투쟁 여성팀

    자본이 위기에 처하는 순간, 여성은 일차적 공격대상이다
    1998년 8월에 시행된 현대자동차의 정리해고는 노동조합과 현대자동차 사측, 국민회의 그리고 정부의 합의 하에 여성노동자들을 구조조정의 희생양으로 삼은 대표적 사례였다. 이들 네 집단의 암묵적인 합의 내용은 정리해고 대상자에 일차적으로 식당 근무 여성노동자 170여명을 포함시킨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회사측의 안은 노동조합의 반대없이 받아들여져 이들을 정리해고하고 노동조합이 식당을 직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1999년 초 농협중앙회는 '구조조정'과정에서 사내부부라는 이유로 762쌍의 사내부부에게 그 중 1인이 퇴직할 것을 종용했다. 남성생계부양자 이데올로기가 깊숙한 한국사회에서 남성의 노동권만을 우선시하는 분위기속에서 여성들은 억울함조차 호소할 엄두를 낼 수 없었다. 일부의 여성만이 현재 법적 투쟁을 진행중인데 1심에서 가부장적 법원 역시 남성이 생계를 부양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를 앞세워 남성과 기업주의 손들어주며 '성차별적인 정리해고'를 합법화시켰다. 더구나 자본의 경영상의 이유라는 논리는 당시 해고된 688명의 여성노동자 중 66%가 퇴직 즉시 곧바로 계약직으로 재고용되므로 거짓임이 드러났다. 현재 노동시장은 이제 불안정노동의 대표적인 형태인 비정규직노동의 비율이 정규직을 상회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불안정노동화 경향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의 2001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은 737만 명, 즉 전체 노동자의 55.7%로 추계되고 있다. 2000년도 기준 통계에서 비정규직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53%로 남성보다 많으며, 여성노동자들 안에서 비정규직은 70%를 상회하고 있다. 이러한 공식통계들은 특수고용형태의 노동자를 제외시킨 것이다. 자본가들은 학습지 교사, 보험모집인, 골프클럽 캐디와 같은 직종들을 '개인사업자'라 명명하며 이들에 대한 착취를 교묘히 감추려하고 있다. 성적서비스 산업에 종사하는 일군의 여성들은 노동자 통계에 잡히지 조차 않는다. 이들까지 포함한다면 비정규직에서의 여성 분포는 더욱 올라갈 것이 자명하다.

    그들의 성(sex)에 의해 여성은 복지제도에서 따돌림당한다
    여성에겐 생산적 복지 체계만이 문제가 아니다. 가장에 의한 부양대상으로 분류되는 여성들은 일명 (남편이 벌어먹이는)"가족복지"에 의존할 것을 강요당하며 사회복지의 수급권자에서 배제당한다. 실질적인 생계부양의 책임을 다하고 있든 어떻든 남편이 있는 한, 아들이 있는 한, 여성들은 사회적 빈곤구제의 직접적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것뿐이 아니다. 여성들은 4대 사회보험제도(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서도 성차별적 대우를 받는다. 국민연금제도의 경우 전업주부는 독립적인 수급권을 갖지 못하고 대부분 남성 부양자에 종속된 지위를 부여받는다. 독자적인 수급권을 가진 취업여성의 경우도 성별 임금격차가 크고 비정규직이 많아 보험급여가 남성에 비해 낮거나 제도에서 아예 배제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여성들이 수급하는 급여는 대부분이 여성들이 '피부양자'인 남서의 '유족'으로서만 해당되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불안정노동자로서의 여성 현실에는 왜 침묵으로 일관하는가?
    여성의 생존권의 문제, 여성의 노동권의 문제는 전통적으로 여성들만의 문제로 분류되어왔다. 우리의 투쟁은 외롭고 험난했다. 자본가들의 신자유주의적 노동탄압에 맞서야하는가 하면,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의 여성억압에 맞서야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구조조정 시 자본가와의 타협 대상으로 내몰렸고, 아내라는 이유로 자신의 정당한 노동권이 박탈되는 상황에서도 억울함조차 호소할 수 없었다. 노동운동은 여성들의 노동권이 공격받던 시기에는 두손놓고 있던 것과는 달리, 여성들이 자신들의 노동권과 생존권을 위해 독자적 행보를 가려는 순간 "단결"의 구호를 앞세워 여성들을 분열주의자로 몰아세우거나, 전체노동자들의 투쟁이 여성들이 직면한 현실도 변화시킬 것이라는 이미 역사적으로 부정된 논리를 앞세워 막아선다. 불안정노동의 문제를 말할 때 전체 노동자적 관점에서 해결하지 따로 제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결코 들어 본 적이 없다. 불안정노동 내부의 각기 다른 주체들인 이주노동자, 장애인 등은 투쟁의 목표에 있어 명시적으로 그들의 권리를 표현한다. 여성들이 남성을 노동자의 전형으로 규정하는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착취되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왜 여성의 권리는 명시적 표현에서 부정되는가? 그것은 여성의 노동권 자체가 부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의 사례에서 여성의 쉽사리 구조조정의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었던 것, 농협의 사례에서 아내라는 이유만으로 해고될 수 있었던 것은 여성의 사회적 노동권을 남성의 노동권에 비해 하위에 두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그 태동이래 가부장제와 결탁하여 여성을 1차적으로 사적영역(가정)에 종사하는 존재로 간주해왔다. 이는 노동자의 노동력 재생산에 지불하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일환으로서 이루어지는 한편, 남성에게 생계부양자의 지위를 주어 남성의 여성에 대한 통제를 효과적 수행토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러한 자본가들이 만들어낸 논리에 남성노동자와 노동운동, 기타 사회운동 세력들은 여과없이 흡수 통합되어 있다. 때론 아주 공세적으로 이러한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호하려는 전술 또한 구사한다. 바로 여성 우선 정리해고에 대한 묵묵부답, 혹은 자본가와의 타협이 바로 그러한 예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성차별전략은 당장은 남성에게 이로운 것처럼 비춰질 수 있으나 노동자탄압의 또다른 이데올로기를 구성하는데 있어 자본가에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이다.

    진정한 불안정 노동 철폐를 위해 여성적 사고를 제안한다
    가족임금제는 오랫동안 여성의 사회적 노동 권리를 부정하는 구실로 작용해왔다. 가족임금제가 소수의 가족을 제외하고는 가족의 생계를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성을 가정에 머물게하고 전통적 성별분업의 관념을 재생산하는 기반을 제공해왔다. 이로서 여성의 노동력을 유휴 노동력으로 규정하는 일반적 가정이 정당화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또한 여성의 가사노동 가치나 재생산활동의 중요성을 부인함과 동시에 생산영역에서의 여성 노동력의 가치를 저하시키는 근거가 되었다. 그런데 여성노동력의 가치 폄하는 여성의 비정규직화, 노동강도의 강화와 같은 노동유연화 확립의 일등공신으로 역할한다. 이미 이같은 상황이 진행되어 왔다. 여성의 노동유연화를 받아들였던 바로 그 순간, "노동유연화 반대"라는 구호는 그 진정성과 절실함을 상실했다. 90년대 초반부터 여성들은 파견직, 임시직, 시간제, 기타 불안정 노동의 형태로 재편되어왔다. 그러나 이것에 대한 어떠한 대응도 전체 노동운동차원에서는 제기된 적이 없다. 오직 일부 여성노동운동 단위만이 이것을 제기했을 따름이다. 한번 터진 물꼬를 더 넓게 확장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본은 여성노동만의 불안정화에 만족하지 않고 이제 전체 노동자계급을 노동유연화시키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아니 실로 많은 부분 성과를 거둬갔다. 어쩌면 자본의 분열 전략에 휘말려 여성의 노동권을 부정하고 박탈하는데 방조한 대가를 오늘 남성노동자들이 치루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여성들은 남성노동자들의 치루는 대가를 남의 일처럼 고소해 할 수 없다. 우리 여성은 자본이 남성과 여성의 분리, 내국인과 외국인의 분리,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분리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긴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성과의 차별적 존재로서 자본에 의해 작은 기득권이나마 누리던 남성들의 노동권이 위협당하고 있다는 것은 더 많은 여성들의 삶이 더욱 극심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의 역설적 증명임을 알기 때문이다.남성들조차 위협받는 상황 하에서 장애인중에서도 여성장애인으로, 이주노동자중에서도 여성이주노동자로, 비정규직노동자에서도 여성비정규직노동자로…, 여성들은 개별 주체들 내에 서도 더 종속적이고 착취적인 지위를 부여받고 있다. 여성들은 장애노동자, 이주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 영세노점상의 요구를 특화시킬 때 여성을 모두 껴안고 있다고 믿어선 안된다. 그러므로 우리의 불안정노동철폐 투쟁은 여성들의 정당한 노동권을 인정받고 또한 여성에 집중되어 있는 불안정 노동화를 멈추는 것에 보다 명시적 투쟁구호를 내걸고 싸워가야 할 것이다. 그것이 자본의 노동자 분열전략을 극복하는 것이다.신자유주의 시대가 전체 노동자의 삶을 옥좨는 상황에서 굳이 우리가 불안정노동의 철폐를 말해야하는 것과 똑같은 이유로 이제 불안정노동의 철폐에서 여성의 문제를 가시화시켜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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